성경이 요구하는 고위 공직자의 자세는?
입력 2010-08-30 16:01
[미션라이프]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해 신재민 문화관광부장관 후보,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가 30일 자진 사퇴했다. ‘세대교체’와 ‘소통’ ‘통합’ ‘친서민’의 기치를 걸었던 후보들이 도덕성 문제로 줄줄이 낙마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성경이 말하는 고위 공직자의 자세는 무엇일까.
◇친족을 철저히 배제시켰던 요셉=요셉은 기근에 허덕이는 백성들을 위해 ‘친서민적’ 정책을 펼쳐 “주께서 우리를 살리셨사오니 우리가 주께 은혜를 입고”(창 47:25)라는 칭송을 받았다. 요셉은 총리라는 막강한 인사권을 가지고 있었지만 가족들을 절대 요직에 앉히지 않았다. 대신 그는 바로에게 자신의 친족을 목축업자로 소개하고 왕궁이 아닌 고센 땅에서 목축을 하도록 배려했다(창 46:31~47:6). 이런 요셉에겐 위장전입이나 쪽방촌 투기, 부인의 위장 취업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모세는 이스라엘 민족을 구원시키기 위해 생명을 걸고 바로와 6개월간 씨름한 위대한 지도자였다. 출애굽을 한 뒤에도 그는 ‘자신의 이름을 주의 책에서 지워버려도 좋으니 백성들의 죄를 사해 달라’며 간절히 매달렸다(출 32:32). 한 사람의 소중함을 알았기에 그는 백성을 함부로 가사 도우미로 활용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나님은 모세의 이런 모습을 보시고 징계를 거두신다.
◇대선 주자라고 으스대지 않았던 전쟁 영웅=여호수아는 가나안 정복전쟁의 영웅이지만 땅 분배에서 이익을 먼저 챙기지 않았던 지도자다. 그는 이스라엘 자손 모두에게 땅을 분배한 다음 마지막에 자신의 땅을 받았다(수 19:49~51). 그는 군대 지휘관(출 17:8~16)에서 정탐꾼(민 14:6~9), 민족의 지도자(수 1장)로 승승장구했지만 말년까지 “스스로 조심하여 너희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수 23:11)는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특권을 이용해 재산증식을 않고 대선주자라고 으스대지 않았던 것이다.
느헤미야는 아닥사스다왕의 최측근으로 고위직에 있었지만 피폐한 동포의 상황을 전해 듣고 왕국의 호화스런 생활을 포기했다(느 1~2장). 그리고 BC 444년부터 432년까지 예루살렘을 다스리는 총독이 되어 성벽을 재건했으며, 민생을 곤경에 빠뜨리는 고리대금업을 근절하고(느 5:1~13) 재임기간 동안 봉급을 받지 않는 희생을 감수했다(느 5:14~18). 이런 희생적 리더십이 있었기에 무너진 성벽은 150년 만에 재건된다.
◇고위 공직자를 꿈꾼다면=이처럼 성경은 요셉, 모세, 여호수아, 느헤미야 등을 통해 지도자의 특권에는 반드시 높은 도덕성과 막중한 책임이 뒤따른다고 말씀한다. 성경 속 지도자들은 야심이나 자기 확신으로 다른 사람을 부려먹으려는 세속적 리더십을 갖지 않았다. 오히려 자기를 내세우지 않고 하나님의 방법을 구하며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에 그 동기를 갖고 있었다. 특히 성경은 자기 생명을 바쳐 모든 사람의 종이 되셨던 주님처럼(막 10:42~45) 종(섬김), 청지기(관리), 목자(돌봄)의 역할을 강조한다.
성경 속 위대한 지도자들은 국무총리, 장관, 경찰청장 등으로 거론되는 인사들에게 “친서민적인 자리에서 자기희생의 모범을 보일 수 있냐. 개인의 사욕을 떠나 민족의 운명을 책임지려는 종의 자세가 돼 있냐”는 엄중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