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 또 학교서 초등생 성폭행…CCTV도 무용지물

입력 2010-08-29 21:46

대낮에 초등학교에서 장애 여학생이 성폭행당한 사건이 발생해 학교 안전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광주 동부경찰서는 29일 교내에서 초등학생을 성폭행한 혐의(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박모(28)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일요일인 지난 22일 오후 2시50분쯤 광주 모 초등학교 교문 앞에서 범죄 대상을 물색하던 중 이 학교 특수학급 5학년인 A양(12·정신지체 2급)이 교문으로 들어서는 것을 발견했다. 박씨는 아무런 제지 없이 A양을 강제로 학교 본관 현관으로 끌고 가 성폭행했다.

이날 이 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직원은 일요일이라 경비원(74) 1명뿐이었다. 학교 본관에 설치된 3대의 무인 카메라와 수위실에 있던 경비원은 범죄 예방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특히 3대의 무인 카메라 중 1대는 운동장 방향을, 다른 2대는 건물 양 귀퉁이 방향을 잡고 있어 정작 사람들의 출입이 빈번한 정문 부근은 외부인을 전혀 감시할 수 없었다.

박씨의 범행은 A양의 비명을 들은 경비원이 건물 밖으로 나오면서 중단됐다. 하지만 박씨를 놓친 경비원이 A양의 신원까지 확인하지 않고 귀가시켜 경찰이 피해자를 확인하는데 애를 먹었다.

A양은 성폭행당한 뒤 광주 모 병원에서 외과 및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은 이번 사건 발생 후 배움터 지킴이를 일요일에도 활동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광주=이상일 기자 silee06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