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권익위원 칼럼] 신문을 누가 봅니까
입력 2010-08-29 19:17
신문 시장이 어려워지고 있다. 발행 부수가 그렇고, 광고시장도 전보다 열악해졌다. 무엇보다 수없이 많은 인터넷 매체까지 한정된 광고시장을 잠식, 혼전을 벌이고 있다.
경제 규모가 커졌다지만 신문 산업의 위축은 세계적인 추세이므로 반전시킬 묘책을 찾기 어렵다. 얼마 전 30대 후배에게 “집에서 무슨 신문을 봅니까”라고 물어본 적이 있다. “인터넷에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는데, 왜 돈 주고 신문을 봅니까”라는 반문이 돌아왔다. 신문 제작에 몸담아온 사람으로서 참담한 기분이었다. “인터넷에서 뱉어내는 뉴스와 신문에서 정갈하게 차려진 뉴스가 같을 수 있나”라고 질문하려다 말이 길어질 것 같아 접고 말았다.
신문 구독률을 검색해 보니 신문구독 가구 수가 2005년 51%에서 2008년 37%로 뚝 떨어졌다. 반면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1개국 가운데 인터넷뉴스 구독률은 한국이 77%로 1위를 차지했다는 보도다. 이것이 우리 언론의 현실이고, 신문 산업의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인터넷뉴스와 신문뉴스가 독자에게 전달되는 파장이 같을 수는 없다. 공익적 여론조성 기능에서도 확연히 차별화된다고 믿는다.
8월 하순 국민일보 독자권익위 회의에서도 TV 및 인터넷뉴스와 다른 지면 구성과 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한 예로 인사동정난에 힘 있는 정부부처 인사를 앞부분에 보도하는 관행이 시정돼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기업의 임원 인사도 경제면이 아니라 인사동정난에 싣는 방안을 검토해 볼 만하다. 종교면에도 교계부음난을 신설해 장로와 전도사까지 유고시 게재하면 범교계 참여의식을 높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독자권익위 회의 이후 인사동정난의 기관 이름 앞에 붙는 부호가 예전보다 눈에 잘 띄는 것으로 바뀌었다. 부음난도 마찬가지다. 독자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더 나은 방안을 계속 찾아봐야 할 것이다.
요즘 미션라이프가 일반기사이면서 기독교 관련 기사를 스토리화해 아주 신선한 지면을 만들고 있다. 다만 기사 1건으로 지면을 채우면 단순하게 보일 수 있으니 교계동정난을 신설, 1단 기사를 모아 함께 편집하면 좋지 않을까. 25일자 청문회와 임기 반환점을 맞은 MB정부에 대한 여론조사는 기획의도가 좋았다.
TV프로는 독자가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지만 방송 매체가 더 늘어난다고 하니 차라리 대범하게 빼버리는 방안을 고려해 봄직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대신 방송 하이라이트 기사나 지방기사를 확대하면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손진문 라이프TV 부회장
◆본 칼럼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