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국내 1등 기업 ‘R&D 투자’ 부끄럽다

입력 2010-08-29 17:57


우리나라 1등 기업이 선진국 주요 기업보다 혁신능력이 훨씬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세계 1등이 되려면 아직 멀었다는 얘기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9일 ‘한국 1등 기업의 혁신능력 평가’ 보고서에서 영국 정부의 ‘세계 연구·개발(R&D) 1000대 투자기업’ 자료를 인용,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 등 국내 산업별 1등과 미국·일본·EU의 1등 기업을 비교했다. 연구원은 “글로벌 경쟁에서 기업의 성패를 결정짓는 혁신능력은 곧 R&D 경쟁력”이라며 “세계 주요 기업들은 경제위기를 시장 재편 기회로 삼아 공격적인 R&D 투자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교 결과 자동차 분야 한국 1등인 현대차의 2008년 R&D 투자규모는 12억1000만 파운드로, 일본 1등인 도요타의 6분의 1에 불과했다. 특히 도요타가 지속적으로 R&D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데 반해 현대차는 2006년과 2008년 두 차례 R&D 투자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준협 연구위원은 “현대차 R&D 집중도(매출액 대비 R&D 투자 규모)는 2.75%로 선발기업들은 물론 후발기업인 혼다(4.90%), 닛산(4.23%)보다 낮아 추격을 허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전자정보통신산업 한국 1등인 삼성전자의 2008년 R&D 투자규모도 미국 1등인 마이크로소프트의 5분의 3인 38억8500만 파운드였다. R&D 집중도에서도 삼성전자는 5.75%로 마이크로소프트(15.42%)는 물론 EU 1등인 노키아(10.49%)보다 낮았다.

반면 포스코의 경우 적극적인 R&D 투자로 규모 면에서 EU 1등인 아르셀로미탈을 추월한 데 이어 일본 1등 일본제철과도 격차를 좁혀 3년 안에 세계 1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