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9 부동산 대책] 주택담보대출 비중 사상 최대… 연체율은 14개월 만에 최고

입력 2010-08-29 19:00


은행이 가계에 대출해 준 돈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또 지난달 말 기준으로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4개월 연속 상승하면서 1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체율이 소폭 오르는데도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늘고 있는 것은 금융회사가 ‘안전대출’인 주택담보대출을 주된 수입원으로 삼기 때문이다. 영업이 손쉽고, 연체율도 1% 미만이라 리스크도 적다. 이에 따라 우리 경제 전체적으로 자원 분배에 비효율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2분기 은행 가계대출잔액 418조9000억원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273조2000억원으로 65.2%를 차지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수치는 관련 통계가 만들어진 2003년 4분기 이후 가장 큰 것이다. 은행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비중은 2008년 2분기부터 계속 오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대규모 부실 사태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줄지 않았다”고 말했다.

상호저축은행이나 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을 포함하면 주택담보대출은 341조6000억원으로 전체 가계대출의 60.1%에 이르렀다. 은행권과 비은행권을 합친 주택담보대출 비중은 올해 사상 처음으로 60%를 넘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4개월 연속 올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은행권의 원화 주택담보대출 연체율(1일 이상 원금 연체 기준)은 0.53%로 지난해 5월 말 0.55% 이후 가장 높았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3월 0.36%까지 떨어졌지만 4월 0.40%, 5월 0.42%, 6월 0.44% 등으로 상승세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달에 한 은행에서 아파트 집단대출 연체가 발생한 것이 전체 연체율 상승에 큰 영향을 미쳤다. 연체율이 계속 오르고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담보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가계대출 연체율도 0.67%로 6월 말보다 0.1% 포인트 올랐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