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사역 송정미 헌신, 지구촌 사역자 위로하는 ‘노래하는 선교사’
입력 2010-08-29 19:24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CCM 아티스트 송정미(43)씨가 달라졌다. ‘노래하는 선교사’로 돌아왔다. 그럼 언제는 그가 찬양을 부르지 않았단 말인가?
20년 전, 연세대 성악과 재학시절 극동방송 주최 복음성가 경연대회에서 ‘오직 주만이’란 곡으로 대상을 수상하면서 어린시절 헌신한 대로 음악으로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가 될 것을 다짐했다. 1991년 1집 앨범 ‘잃어버린 영혼을 향하여’ 발표 이후 국내 공연과 북·남미,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을 다니며 활발하게 찬양사역을 펼쳤지만 그의 마음은 늘 한구석이 허전했다.
“지난 10년간 교수로 재직하면서 선교지를 제대로 가보지 못했어요. 방학이어야 그나마 선교지를 갈 수 있는데, 그마저도 앨범 작업을 하다보면 여의치 않았습니다. 어린시절 선교사가 되겠다고 헌신해놓고 사명을 감당하지 못했습니다.”
3년 전, 우연한 기회에 남편(곽수광 코스타 국제본부 상임대표)을 따라 아프리카 전역에서 모인 선교사 세미나에 간 적이 있었다. 며칠간 모여 회의만 진행하는 그 자리에서 선교사들을 격려하기 위해 찬양을 불렀다. 선교사들이 서로 부둥켜안고 새 힘을 얻었다며 기뻐했다.
러시아 영사의 초청으로 러시아 선교사 가정 모임에 참석한 적도 있었다. 서른 커플이 모였는데, 서로 화합하지 못하고 나뉘어 앉은 모습에 그녀는 또다시 축복송을 불렀다. 눈물을 흘리고 노래를 따라 부르던 선교사들이 어느새 마음을 나누고 한데 모이는 걸 발견했다. “최전방 땅 끝 사역지에서 절박하게 주의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들을 만나고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그들과 함께 부르는 찬양 속에 주님이 임재하셨고, 선교사들이 회복됐어요. ‘바로 여기가 내 자리로구나’라고 생각했지요.”
지난해 숭실대 음악원 교회음악과 주임교수 자리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한 손엔 복음을, 다른 한 손엔 노래를 들고 땅 끝으로 향했다. 국내에선 매달 ‘오병이어 콘서트’를 열어 위로가 필요한 이들을 격려했다. 지난달엔 중국어권 선교사들 모임에 가서 찬양을 부르고 가족사진도 찍어 전달했다. 다음달엔 미국에서 장애인을 돌보는 사역자들을 위로한다. “모든 사역을 자비량으로 진행하며 내 자신도 많이 바뀐 것 같다”고 그는 고백했다.
송씨는 이런 마음을 5년 만에 내놓은 새 앨범 ‘희망가’에 담았다. 다음달 18∼19일 서울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여는 ‘송정미 음악회’에서 처음 선뵌다. 새 앨범에 수록된 새로운 찬양곡과 찬양사역 20년의 결정판인 베스트 곡들을 뽑아 노래한다.
음악회 전에 그의 앨범을 살짝 들어보았다. 한국적인 요소가 앨범 곳곳에 담겨 있었다. 찬송가 ‘나 같은 죄인 살리신’ ‘거기 너 있었는가’ 등에 해금과 피리의 감수성을 덧입혔다.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너의 희망이 무엇이냐”로 시작되는 구성진 찬양에 노랫말을 바꿔 ‘희망가’를 불렀다. 창작곡 ‘누가 주를 따라’ ‘오! 대한민국’도 우리나라 전통음악으로 편곡했다.
앨범을 준비하면서 그 역시 새로운 희망을 찾았다고 고백했다. “불러주는 곳에 가서 노래하는 건 가수이지만, 전 하나님이 가라면 어디든 달려가 노래를 불러야 하는 사역자입니다. 저에게 있어 ‘희망의 종착역’은 바로 땅 끝 선교지이고 그곳에서 하나님을 높이는 겁니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