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도 “미분양 아파트 싸게 팔아요”

입력 2010-08-29 17:36

부동산 시장에 ‘세일’바람이 불고 있다. 부동산시장 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건설사들은 살아남기 위해 너도 나도 가격할인 경쟁에 뛰어드는 분위기다. 미분양아파트를 비롯해 최근 들어서는 상가와 토지, 콘도 시장으로까지 확산된데 이어 경영난에 빠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기업까지도 부동산 할인판매에 나서는 상황이다.

‘내집 마련’이 급한 수요자들이나 노후생활 준비를 위해 주택이나 상가, 토지 구입에 관심 있는 이들은 귀가 솔깃해지기 쉽다. 하지만 광고나 주변의 권유만 믿고 섣불리 투자를 결정했다간 큰 코를 다칠 수 있는 게 부동산이다.

전문가들은 “알짜 미분양 부동산을 건지려면 발품을 팔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물건이 위치한 현장을 들러 꼼꼼하게 따져보는 게 1순위다. 미분양 아파트의 경우 주변 부동산중개업소를 통해 주변 아파트 시세는 어느 정도인지, 수급은 잘 이뤄지고 있는지부터 교통여건과 편의시설 등도 갖추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할인분양의 성격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 김주철 팀장은 “관심을 두고 있는 아파트가 주택경기 불황에 따른 미분양 물건인지, 아니면 입지조건이나 기타 다른 요인으로 안팔린 건지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향후 집값의 가치가 결정되는데 중요한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상가나 수익형부동산의 경우,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 시장 상황에 따라 일시적인 미분양 물건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건설사들의 사정에 따라 빨리 처분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일시적 미분양에 따른 물량 가운데 단지가 크거나 유동인구가 풍부한 곳에 위치한 물건 중에 ‘알짜’를 찾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특히 상가는 수익률 계산에 철저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 상품 특성상 상가는 단기간에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는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에서 자금마련 정도와 가능한 투자수익률을 따져야 한다. 기대 이상의 파격적인 조건으로 할인된 부동산은 일단 의심해봐야 한다. 주변에 혐오시설이 있거나 수요가 현저히 적어 이른바 ‘땡처리’용 부동산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박재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