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카페·바닥에 작품 설치 관객과의 소통 모색… 삼성미술관 리움 2년 만에 기획전
입력 2010-08-29 17:33
2008년 ‘행복한 눈물’에서 비롯된 삼성특검 여파로 2년여간 전시를 중단했던 서울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이 내년 2월 13일까지 ‘미래의 기억들’이라는 타이틀로 기획전을 연다. 한국작가 6명과 외국작가 5명이 참여한 전시는 리움의 외관과 카페, 바닥 등에 작품이 설치돼 관객과의 소통을 모색하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프랑스 작가 로랑 그라소는 현대미술전시실인 뮤지엄2 외벽에 ‘Memories of the Future’라는 네온 작업을 설치했다. 이번 전시 제목이기도 한 이 작품은 하루 종일 반짝이며 리움의 전시가 재개됐음을 알리는 듯하다. 미술관 유리 외벽은 홍콩 작가 창킨-와가 한글과 영어 문장으로 이뤄진 꽃무늬 패턴으로 꾸몄다.
카페 벽면과 강당 옆 바닥에는 대만 작가 마이클 린이 알록달록한 꽃 패턴을 그린 작품이, 전시장 벽과 천장에는 마스킹 테이프를 이용한 곽선경의 작품이 각각 자리잡았다. 또 제프 쿤스의 작품을 차용한 김홍석의 조각과 권오상의 사진 조각, 신미경의 비누 조각, 텍스트와 사진으로 구성된 프랑스 작가 소피 칼의 작품 등 58점이 전시된다.
전시는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현대미술의 특성을 보여주면서 대중성도 고려했다. 홍라영 총괄부관장은 “동시대 현대미술과 호흡하며 관람객들에게 즐겁게 다가갈 수 있는 공간을 꾸미기 위해 고민 중”이라며 “앞으로 깊이 있고 활기찬 전시 프로그램으로 관람객과 소통하는 리움이 되겠다”고 밝혔다. 홍라희 전 관장의 복귀 여부에 대해서는 “계시든 안계시든 이미 미술관 운영에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빨리 돌아오시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이 전시를 하지 않으니 미술계 전체에 활기가 없다”는 지적에 홍 부관장은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기획전을 재개할 예정”이라며 “특히 광주와 부산비엔날레에 맞춰 해외 전시 관계자들이 많이 오기 때문에 한국미술을 알리는 데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리움은 미국의 설치 작가 크리스티안 마클레이 전시를 11월에 열고 서도호와 인도 작가 애니쉬 카푸어의 개인전도 계획 중이다(02-2014-6901).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