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배희경 “고맙다 폭우”… LIG클래식 3R 비로 취소 2R 성적으로 우승 행운
입력 2010-08-29 18:53
폭우가 아마추어 배희경(18·남성여고3)에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정회원이라는 값진 선물을 안겼다.
29일 경기도 포천 일동레이크GC(파72)에서 열릴 예정이던 KLPGA투어 LIG클래식(총상금 3억원) 최종 3라운드. 오전 몇몇 선수가 경기를 시작했지만 폭우가 계속되자 대회 본부는 선수분과위원들과 논의를 벌인 끝에 낮 12시쯤 3라운드 경기를 취소하고, 2라운드까지 성적으로 대회를 마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에 따라 우승컵의 행운은 전날 2라운드에서 7언더파 137타로 단독 선두에 나선 아마추어 배희경에게 돌아갔다. 공식 시상식에서 배희경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뒤 1시간여가 지나자 비가 그치고 날씨가 맑아져 배희경에게 이날의 폭우는 생애 최고로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게 됐다.
아마추어 선수가 KLPGA 투어에서 우승한 것은 2005년 9월11일 SK엔크린 인비테이셔널 신지애 이후 무려 4년 11개월 18일 만이다. 올해 국가대표로 선발된 배희경은 아마추어이기 때문에 우승 상금 6000만원은 받지 못했으나 KLPGA 정회원 자격을 획득하는 행운을 누렸다.
대표 6명이 벌이는 평가전에서 성적이 좋지 못해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 출전권을 얻지 못한 배희경은 “오늘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 프로 대회 두 번째 참가한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정회원 자격까지 얻게 돼 정신이 없다”며 환하게 웃었다.
안신애(20·비씨카드)는 공동 2위(5언더파 139타)로 대회를 마쳤지만 공동 2위 세 명 가운데 한 명도 아마추어(한정은)라 조영란(23·요진건설)과 1,2위 상금을 나눠 가지는 기쁨을 맛봤다. 상금 4725만원을 얻은 안신애는 시즌 상금 4억원을 가장 먼저 돌파(4억508만원)했고 대상 포인트 부문에서도 218점이 돼 공동 1위였던 이보미(22·하이마트)를 2위로 밀어내는 겹경사를 누렸다.
포천=김준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