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파일] 어지럼증
입력 2010-08-29 17:41
“사회생활 4년차 직장인입니다. 거의 한달 동안 밤샘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처음에 어지럼증이 있었을 땐 피곤해서 그런가 생각했는데, 푹 쉬고 난 지금도 어지럼증이 가시질 않네요.”
뚜렷한 원인을 알 수 없는 어지럼증 때문에 고민하는 직장인의 하소연이다. 그는 귀에 문제가 있을지 모른다는 동료의 말을 듣고 이비인후과를 방문, 귀 검사를 받았으나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말했다.
어지럼증의 원인은 귀의 평형기능장애 외에 뇌졸중, 빈혈, 심혈관계 질환, 내분비질환, 지나친 태양광선 노출, 약물 부작용 등 다양하다. 성인에서 두통만큼이나 자주 발생하며 65세 이상 노인의 절반 이상이 증상을 호소할 정도로 흔하다.
어지럼증은 몸의 평형 기능에 관여하는 귀의 전정기관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이땐 가만히 있는 데도 빙빙 도는 듯한 느낌이 든다. 전정기능 장애는 감염, 외상, 고령화 등이 주요 원인이다.
특히 이석(耳石·귓속에 있는 작은 돌가루)이 떨어져 나와 세반고리관으로 들어가면 머리를 빠르게 움직이거나 몸의 자세 변화 시 급격한 어지럼증을 느끼게 된다. 따라서 어지럼증 진단은 귀에서 생긴 것인지 아닌지 감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지러움의 양상과 기간, 빈도, 동반 증상의 유무 등을 확인해야 한다.
귀에 이상이 없어도 뇌로 가는 혈류 장애가 있을 때 중추성 어지럼증이 발생한다. 뇌출혈, 혹은 뇌종양 환자에게서 어지럼증이 발견되는 건 이 때문이다. 교통사고로 인해 뇌에 손상이 생겼을 때 만성적인 평형장애가 발생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치다.
상당수 사람들이 어지러우면 무조건 빈혈이라고 생각해 철분제를 먹는다. 하지만 빈혈로 인한 어지럼증은 전체의 10%도 안 된다. 최근엔 복잡한 인간관계, 심한 스트레스 등을 겪는 사람들 가운데 뇌의 혈액순환에 이상이 생겨 만성두통이 동반된 어지럼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뇌의 혈액순환 저하로 일어나는 어지럼증을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중풍, 치매는 물론 공황장애, 공포증 등으로 발전할 수 있다.
어지럼증의 효과적 관리와 치료를 위해서는 환자의 심리적 안정과 더불어 가족 등 주변에서 환자 상태를 이해하고 도와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무조건 약물에 의존하기보다 적절한 운동을 통해 위치 감각을 회복하고 유지시켜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양회정 맑은머리맑은몸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