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리스크 확대에도 예상 깨고… 7월 수출액 사상 최대

입력 2010-08-27 18:08


다수 경제전문가들은 경상수지가 올해 상고하저(상반기에 높은 성장을 보이고 하반기에 둔화되는 것)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상반기에는 지난해 경기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수출 등이 호조를 보이지만 하반기에는 대외악재에 노출될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근거 때문이다.

이 같은 예상은 하반기 시작부터 깨졌다.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액은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연초 전망치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예상을 뒤엎고 있는 한국수출의 힘은 무엇일까.

한은은 7월 수출액이 431억7000만 달러로 월간 수출액으로는 역대 가장 많았다고 27일 밝혔다. 수입은 357억8000만 달러로, 수출에서 수입을 뺀 상품수지는 사상 최대치인 73억8000만 달러 흑자였다. 상품수지에 서비스수지 등을 합친 경상수지는 58억8000만 달러 흑자로 지난해 3월의 66억4000만 달러 이후 흑자 폭이 가장 컸다.

급기야 한은은 경상수지 전망치를 상향조정할 것임을 시사했다. 한은 이영복 국제수지팀장은 이날 “올초 경상수지를 210억 달러 흑자로 전망했는데 지금 추세라면 전망치를 넘어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임경묵 연구위원은 “수출이 예상 외로 잘 나가고 있는 것은 환율에 따른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원화절상(환율하락) 추세가 생각보다 주춤하고 있는 데다 엔화가 초강세여서 우리나라 수출경쟁력이 유지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원·달러 환율(기준환율 평균 기준)은 지난해 4분기 1168.6원에서 올해 1분기 1144.1원으로 떨어졌다가 2분기 1163.5원, 7월에는 1207.3원까지 올랐다.

여기에다 수출다변화에 따른 외부악재 분산효과와 최대수출시장인 중국인들의 구매력 상승 등으로 수출이 순항 중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하지만 낙관만 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대우증권 고유선 경제금융팀장은 “3∼6월 30%대를 유지하던 수출 증가율이 7월에 20%대로 떨어졌다”며 “미국 경기부진 여파가 4분기부터 우리 수출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라고 말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