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방중] 金, 호텔 나오는 모습 카메라에 잡혀
입력 2010-08-27 21:53
중국을 전격 방문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 주석의 창춘 정상회담설이 제기되면서 창춘 현장은 물론 베이징도 급박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후 주석이 베이징이 아닌 제3의 장소에서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 자체가 워낙 파격적이기 때문이다.
릐파격적 정상회담?=김 위원장 방중일행이 27일 숙소인 지린(吉林)성 지린시 우쑹(霧淞)호텔을 출발하자 창춘(長春)에 비상이 걸렸다. 주요 도로가 전면 통제되고 무장 경찰들의 삼엄한 경비가 이어졌다. 특히 김 위원장이 창춘에서 중국 최고지도부와 회담을 가질 것이란 얘기가 나돌면서 긴박감마져 감돌았다. 중국 최대 인터넷 포털사이트인 바이두 창춘 사이트에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오늘 오전 창춘으로 왔다”는 등 글들이 쏟아졌다.
김 위원장 일행을 태운 리무진을 포함한 승용차 20여대와 미니버스 등 의전차량 30여대는 오전 9시쯤 호텔을 나서 곧바로 창춘으로 향하는 고속도로로 진입했다. 이 과정에서 차량에 오르기 위해 김 위원장과 일행이 호텔을 나서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이어 1시간30분쯤 지난 오전 10시30분쯤 창춘시내 난후(南湖)호텔에 도착했다.
이 무렵 베이징에선 중국 최고지도부가 김 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이미 창춘에 도착했다는 얘기가 파다했다. 최고지도부가 후 주석일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면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등 다른 정치국 상무위원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하지만 후 주석이 이미 동북3성에서 휴양 중이라는 얘기가 나오면서 창춘 정상회담 가능성은 현실화에 무게가 실렸다. 또 이날 오후 김 위원장이 호텔을 벗어나지 않고 가무단을 태운 대형버스 4대가 호텔 안으로 진입하는 것이 목격돼 호텔에서 정상회담 이후 만찬과 함께 대형 연회도 열린 것으로 관측됐다.
릐철통 경비 속 베일에 싸인 김정일=김 위원장은 이번 방중 기간 철저히 외부 노출을 꺼렸다. 27일 오전까지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직접 목격한 사람은 아직 아무도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지난 5월 방중 당시 숙소에서는 물론 현장 시찰 모습까지 드러냈던 것과는 판이하다. 당시엔 대외과시용으로 의도적인 노출을 하는 것이란 해석까지 나왔다.
이번 방중에서 김 위원장이 대외 노출을 극도로 꺼리는 이유는 지난 5월 방중 때 손이 불편하고 다리를 저는 모습 등이 언론에 노출되면서 건강 악화설이 제기됐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또 김 위원장을 동행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3남 정은이 노출되는 걸 꺼리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따라서 김 위원장은 물론 수행원들 면면도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은 중국 수뇌부와의 정상회담 전에 창춘 지린대를 잠깐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김 위원장 일행 의전차량의 움직임은 일체 잡히지 않았다. 호텔 주변은 중국 경찰의 삼엄한 경계경비로 일반인과 일반 차량 접근이 금지됐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