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이태형] “멍청아, 문제는 품성이야!”
입력 2010-08-27 17:54
베스트셀러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 ‘21세기의 C.S. 루이스’로 불리며 깊이 있는 기독교 저작물들을 내놓고 있는 톰 라이트 영국 성공회 주교. ‘하나님의 모략’의 저자 댈러스 윌라드 남가주대 교수. 이 3명의 지성에게 흐르는 공통 요소는 품성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샌델 교수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품성의 중요성을 말했다. “교육을 많이 받으면 더 정의롭게 살 수 있는가. 아니면 교육보다는 인간의 품성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그는 주저 없이 “품성”이라고 확답했다. 마치 “이 멍청아, 문제는 품성이야, 품성”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과학과 기술에 대해 더 많이 안다고 정의감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다. 철학과 예술, 역사, 인문학 등을 통해 품성이 높아졌을 때에 정의로운 삶을 살 가능성이 더 많아진다는 주장이다.
톰 라이트는 회심한 신자가 어떻게 사는 날 동안, 즉 회심 이후 천국에 들어가는 그 사이에 무엇을 통해서 하나님의 형성을 드러내는 존재가 될 수 있을까에 대해 대답한다. 그의 대답은 샌델 교수와 같다. 바로 성품, 품성이다! 그는 이를 그리스도인의 미덕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말한다. “당신이 믿은 뒤에 정말로 중요한 문제는 규율도 아니고 자발적인 자기 발전도 아니고 바로 성품이다.” 성품이 개발될 때, 예배와 선교가 제2의 천성이 될 때, 자기를 십자가에 못 박는 ‘터닝(Turning)의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윌라드도 말한다. “오늘날 전 세계에는 그릇된 신화가 있습니다. 바로 제자가 되지 않고서도 신자일 수 있다는 신화입니다. 은혜를 받는다고 순종을 면제받는 것이 아닙니다. 은혜에 의해 올바른 순종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우리 시대 최대 명제는 제자도를 회복하는 것으로 구원받은 이후 품성, 그리스도인의 미덕을 개발함으로써 제자도의 삶을 살 수 있다는 말이다.
돌아보니 품성을 개발하지 못한 신자로 인한 소란함이 도처에 있다. 명백한 회심, 확고한 내세관을 갖고 있어도 단련된 인격, 즉 그리스도인다운 품성이 결여될 때 문제는 반드시 발생한다. 사는 날 동안 하나님의 나라를 하늘에서처럼 땅에서도 출범시키는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품성이다.
이태형 i미션라이프부장 t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