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사는 다운재킷… 겨울아 빨리 오렴
입력 2010-08-27 17:38
서울은 비 때문에 주춤하지만 남부지방은 여전히 불볕더위다. 9월까지 더위가 물러가지 않을 것이란 기상청 예보인데, 아웃도어 전문매장에는 한겨울 옷인 다운재킷이 등장했다.
보기만 해도 열기가 느껴지는 다운재킷 옆에는 ‘특별할인’ 또는 ‘사은품 증정’이란 팻말까지 달려 있다. 덤까지 얹어 철 이른 상품을 내놓은 까닭은? 헤드 브랜드 매니저 양수영 부장은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의 입소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소비자 반응을 사전에 분석해 겨울 시즌에 물량을 효과적으로 운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소비자는 두둑한 덤을 챙기고, 생산·판매자는 마케팅과 물량조절효과를 얻을 수 있으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셈이다.
먼저 브랜드들이 내놓은 덤을 살펴보면 코오롱스포츠는 9월 12일까지 다운재킷을 사면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코오롱카드 포인트 5만점, 다운베스트는 3만점을 선물한다. 헤드도 9월 26일까지 포인트 5만점을 준다. 블랙야크는 9월 12일까지 5만원권 상품권을 증정한다. 컬럼비아는 29일까지 3만원 할인해준다. 네파는 9월 5일까지 멤버십 포인트 3만 포인트를 적립해주고, 다운재킷을 포함해 30만원어치 이상을 사면 무주 리조트 시즌권 40% 할인권을 준다. LG패션 라푸마는 특별티셔츠를 선물한다.
신상품에 덤까지 주니 좋은 기회이긴 하지만 꼼꼼이 따져보고 사야 후회가 없다. K2 정철우 의류기획팀장은 “올겨울 다운재킷은 지난해에 비해 경량성, 보온성, 활동성이 강화됐으며, 변형된 퀼팅 디자인과 다양한 스타일이 나와 있다”고 소개했다.
다운재킷은 해마다 좀더 가볍게, 좀더 따뜻하게, 좀더 스타일리시하게를 목표로 발전하고 있으니 야무지게 살펴보자. 다운재킷이 자꾸 가벼워지는 것은 초경량 기능 소재를 개발하기 때문. 블랙야크의 스카운다운재킷은 남성용은 329g, 여성용은 246g밖에 나가지 않는다. 멋쟁이들이 다운재킷을 기피하는 이유 중 하나인 털 빠짐 현상을 막기 위한 특수처리도 도입해 깔끔해졌다. 코오롱스포츠는 봉제선에 특수실과 특허를 받은 봉제기술로 봉제선 틈으로 털이 새는 것을 원천봉쇄했다. 아이더는 특수 소재를 써서 정전기 때문에 떨이 빠지는 현상을 막았다.
LG패션 라푸마 이주영 디자인 실장은 “지난해 날씨가 유난히 추웠기 때문인지 예년에 허리선까지 내려왔던 다운재킷의 기장이 엉덩이를 살짝 덮을 정도로 길어졌다”면서 “날씬하게 허리선을 잡아줘 코트처럼 입을 수 있도록 한 디자인이 사랑받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색상은 단색보다는 투톤 이상의 제품이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 보는 각도에 따라 옷감의 색이 달라 보이는 샴브레이 원단을 사용하거나 그래픽 디자인을 입힌 제품들이 나올 예정. 단색도 빨강 검정 노랑 등 원색과 함께 베이지 연회색, 와인색, 올리브색 등 다양해진다.
색상만 투톤이 아니라 소재도 두 가지 이상을 섞은 하이브리드 스타일이 나와 있다. 닳기 쉬운 소매나 어깨 부위에 특수소재를 덧대 내구성을 강화하고, 팔 부분에는 스트레치성이 뛰어난 소재를 덧대 편하게 움직일 수 있게 디자인했다. 다운재킷에서 빠질 수 없는 누빔도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심플한 가로 누빔에서 벗어나 불꽃, 물결, 육각형 등 모양이 다양하다.
뚝배기보다는 장맛이라고 디자인 색상도 중요하지만 다운재킷의 기본은 역시 보온성. 어떤 것이 정말 따뜻할까. 아이더 김연희 기획팀장은 “다운재킷을 살 때는 충전재로 쓰인 털의 종류와 함량표시를 꼭 확인하라”고 조언한다. 오리털인지 거위털인지, 또 솜털인지 깃털인지에 따라 보온력이 틀리기 때문. 거위털보다는 오리털이, 깃털보다는 솜털이 공기층을 많이 머금기 때문에 얇으면서도 보온성이 뛰어나다. 따라서 거위 솜털의 함량이 높을수록 가볍고 따뜻하다. 다운재킷을 만졌을 때 딱딱한 것이 잡히면 깃털이 들어 있는 제품이다.
블랙야크 상품기획팀 장욱진 부장은 “옷을 눌렀다가 놓았을 때 부풀어 오르는 복원력(필파워)은 높으면서 원단의 섬유 굵기는 가는 제품을 고르면 가볍고 따뜻하면서도 멋진 스타일을 즐길 수 있다”고 일러준다. 섬유 굵기를 표시하는 단위는 데니아로, 숫자가 낮을수록 가늘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