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맷돌] 전기총 출범하자마자 ‘감투 다툼’ 外

입력 2010-08-27 17:47

▶지난 23일 출범한 전국기독교총연합회(전기총)가 창립 초반부터 불협화음을 내고 있네요. 전기총은 일부 우려의 시각을 고려했는지 창립 취지문에서 “전국에 산재한 232개 시·군·구 연합회가 광역시와 도단위까지 총연합회로 결성돼 있어 이를 전국 조직으로 확대 개편한 것뿐”이라며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등 양대 기구를 대체하려는 건 아니라고 손사래를 쳤습니다.

전기총은 이날 가까스로 정관을 통과시켰지만 대표회장 등 임원진 구성에는 실패했습니다. 지역교회들의 위상 강화와 권익 보호를 위해선 또 다른 전국 조직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교계 내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한기총과 NCCK가 지역교회들의 염원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반증이죠. 그런데 전기총은 시작부터 누가 대표회장을 맡을지 갑론을박을 벌이는 공회전만 요란했습니다. 정말 궂은 일만 도맡아 해야 하는 ‘종’이 되는 거라면 과연 그랬을까요.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라는 고백은 실종신고를 했나보네요.

▶지난 24일 기독교대한감리회 유지재단 이사회가 이사장 변경 안건을 논의했습니다. 감독회장이 맡게 되는 유지재단 이사장은 교단 재산을 총괄 관리하기 때문에 본부 측과 ‘6·3총회’ 측 모두의 관심이 집중됐지요. 후임자가 확정되지 않아 2년간 이사장직을 연장 수행해 온 신경하 전 감독회장은 사직서를 지니고 참석했다고 합니다.

평상시였으면 만장일치의 박수로 통과될 안건이지만, 이날은 강흥복 감독회장(본부 측)의 이사장 등재를 막기 위한 6·3총회 측 인사들의 고성과 이사들 간 입장 차로 진통을 겪었습니다. 결과는 ‘강 감독회장을 이사장으로 받아들이되, 감독회장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 결정 시까지 등기는 보류한다’는 절충점이 도출되었습니다. 강 감독회장으로서는 이사장 취임 결의를 이끌어냈고, 6·3총회 측은 당장의 이사장 등기는 막아 낸 셈이지요. 법원의 가처분 결정은 다음달 중순쯤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때 누가 웃을까요?

<종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