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서 세계칼뱅학회… 30개국 100여명 열띤 토론

입력 2010-08-27 18:25


16세기의 종교개혁가로 장로교를 창시한 장 칼뱅(영어명 존 칼빈·사진)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모인 제10회 세계칼뱅학회가 지난 22일부터 27일까지 남아프리카공화국 불룀폰테인시 프리스테이트대학에서 열렸다.

4년마다 열리는 학회는 칼뱅 연구의 최근 동향을 살피며 향후 연구 방향을 제시하는 의미 있는 대회로 이번에는 세계 30여개국에서 100여명의 칼뱅학자들이 참여했다. 칼뱅 연구의 세계적 대가뿐 아니라 신진 학자들이 학술 네트워크를 이뤄 변화하는 시대에 적용 가능한 칼뱅 신학을 창출하는 데 주 목적이 있다.

이번 대회 주제는 ‘화해’로 전 세계가 분쟁을 극복하고 연대를 이루기 위해 칼뱅의 신학 사상이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를 조명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학회가 흑백 분쟁의 역사로 점철된 남아공에서 열린 이유도 주제인 화해와 연관되어 있다.

학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제 논문 발표로 향후 전 세계 칼뱅 연구의 지침이 된다. 이번 대회에서는 10개 주제 논문이 발표됐다. 세계적인 학자들 사이에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의 안인섭 교수가 ‘칼뱅의 설교에서 보이는 화해의 신학’이란 제목의 주제 발표를 했다. 이밖에 대회에서는 20여개의 정선된 칼뱅 관련 논문이 발표됐으며 5개의 심도 있는 세미나가 열렸다.

세계적인 칼뱅 전문가로 학회를 이끄는 헤르만 셀더하위스 회장은 “칼뱅의 신학적 주제 가운데 하나가 화해였다”며 “전 세계적 분쟁이 격화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칼뱅의 화해 신학이야말로 확대 발전시켜야 할 중요한 주제”라고 강조했다.

이번 학회에 참석한 국민일보 사목 남준희 박사는 “매일 아침 8시30분부터 저녁 9시까지 이어지는 강행군 속에서 16세기의 칼뱅이 21세기에 새로 살아난 것 같았다”며 “각종 세션에 참석하면서 한국 교회가 칼뱅의 화해 정신을 다시 한번 깊이 음미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남 박사는 “특히 중견 학자들과 소장 학자들이 깊은 존경 가운데 칼뱅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조언하는 모습을 보면서 칼뱅을 연구하는 학자로서 깊은 감동을 느꼈다”고 언급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