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사회적 책임 콘퍼런스, “동등자격으로 지역사회 참여… 문화공동체운동 전개 바람직”
입력 2010-08-27 18:25
한국 교회가 외적 성장의 정체와 사회적 신뢰도 추락이라는 난관에 봉착하면서 돌파구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지역사회 속 교회 역할을 부쩍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이 30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경기도 가평 필그림하우스에서 개최하는 ‘2010 교회의 사회적 책임 콘퍼런스’는 지역사회 속 교회 역할을 집중 조명하기 위해 마련했다. ‘지역공동체를 세우는 교회를 꿈꿉니다’가 주제다.
성석환(안양대 기독교문화학) 교수와 정재영(실천신대원 종교사회학) 교수는 콘퍼런스에 앞서 배포한 발제문에서 교회가 지역공동체에 참여할 수 있는 몇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성 교수는 “생태 공동체, 문화 공동체, 주민자치 공동체 중에서 문화 공동체 운동이 지역 교회가 감당할 수 있는 주요한 영역”이라며 “문화공동체를 세우기 위해 지역의 의제를 파악하고 지역문화 축제나 대안학교 설립 등을 추진하면서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지향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성 교수는 요즘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교회 내 카페와 영화관 개방에 대해 “지역의 문화적 필요를 채울 뿐만 아니라 선교적으로도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이 같은 문화공간들이 지역공동체 형성을 돕지 못하고 교회 성장 패러다임만 좇아 간다면 그 영향력은 반감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 교수는 “한국 교회는 다양한 방법으로 지역사회에 관심을 갖고 사회사업, 사회봉사를 실시해 왔고, 이를 통해 사람들의 삶의 조건을 개선하는 데 기여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이런 활동이 복음전도의 수단이나 도덕적 우월감에서 시혜를 베푸는 식으로 전개된 측면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지역사회 공동체는 한 쪽의 우월감이 아닌 모두 동등한 자격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이를 위해 지역사회 활동을 전담할 전략팀을 교회 내에 꾸릴 필요가 있다”며 “교회 내 소그룹을 TF팀으로 적극 활용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이들이 지역 사회를 조사하고 구체적인 지역공동체 세우기 전략을 모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 교회는 대부분 교회가 속한 지역에서조차 환영받지 못하고 있는 만큼 이제 지역에서부터 다시 출발해야 한다”며 지역사회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를 강조했다.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