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반환점] 여권 주자들의 움직임… 김문수 적극 다른 ‘잠룡’들은 정중동

입력 2010-08-27 17:53

(4) 여권의 차기 대권 구도는

집권 중반을 넘어선 이명박 정부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정권 재창출이다. 여권의 대선후보가 결정되려면 아직 2년 가까운 시간(2012년 7∼8월 예상)이 남아 있지만 차기를 노리는 ‘잠룡(潛龍)’들에게는 여유로운 시기만은 아니다.

잠룡들 가운데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이는 김문수 경기지사다. 김 지사는 최근 정부 정책에 잇따라 쓴소리를 내놓으며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6·2 지방선거에서 야권의 유력 후보인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꺾었다는 자신감이 그의 행보에 배어 나온다. 여권 2인자인 이재오 특임장관 후보자가 국회 인사 청문회에서 “김문수 경기지사가 차기 대통령 선거에 나설 경우 적극 지지하겠다”고 발언한 것도 그의 주가를 뛰게 했다.

김 지사 외 나머지 잠룡들은 눈에 띄는 행보가 없지만 물밑 움직임은 활발하다. 국민들과의 접촉면을 넓히면서 콘텐츠를 쌓고 있다. 그야말로 정중동(靜中動)이다.

집권 초반 당을 이끌며 유력한 차기 주자로 부각됐던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는 지역구 활동과 2022 월드컵 유치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한명숙 전 총리를 상대로 어렵게 재선에 성공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시정에 모든 힘을 쏟는 중이다. ‘일하는 시장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재오 특임장관 후보자도 주목받고 있다. 권력 실세로 각인됐던 그가 ‘나홀로 선거운동’을 통해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운찬 전 총리는 당분간 휴식하며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잠재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한나라당의 홍준표, 나경원 최고위원과 원희룡 사무총장도 지지층 조직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새로운 잠룡이 떠오를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나라당 고위 관계자는 27일 “이 대통령으로서는 유력한 차기 주자 1명이 조기에 부각되는 것보다는 여러 명이 각축전을 벌이는 게 후반기 정국 운영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40대의 젊은 김태호 총리 후보자를 지명한 배경에도 이런 의도가 들어 있다는 얘기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