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반환점] ‘2인자’ 이재오… 킹메이커든 대권도전이든 MB정권 성공해야

입력 2010-08-27 17:53

(4) 여권의 차기 대권 구도는

이재오 특임장관 후보자의 뒤에는 늘 ‘이명박 정권 2인자’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그가 현 정부 탄생의 특등 공신이자 정권의 최고 실세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 그가 여의도 정치 무대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그것도 ‘특수임무’를 수행하는 자리를 꿰찼다. 이 후보자의 핵심 측근은 27일 “이 후보자는 늘 ‘이명박 정부를 성공시키는 것이 나의 특임’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현 정부가 성공하면 이 후보자의 정치적 입지는 넓어진다. 킹 메이커 역할이든 직접 대권에 도전하든 기회가 열린다. 하지만 실패한 정권으로 끝이 나면 이 후보자에게 더 이상의 기회는 없다. 바로 이 대목이 다른 잠룡들과의 차이점이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김문수 경기지사는 현 정권이 잘못되더라도 이를 비판하면서 오히려 기회를 잡을 수도 있지만, 정권 개국공신인 이 후보자는 책임론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특임장관으로서의 그의 행보는 정치권 초미의 관심사다. 일단 그가 개헌 논의를 주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 대북특사 역할을 주목하기도 한다. 지난 23일 국회 인사 청문회에서도 그의 ‘미션’이 논란이 됐다. 이 후보자는 이 대통령으로부터 어떤 역할을 주문받았는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우리 사회의 시대적 과제인 소통과 화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정치·사회·문화·종교적 차이에 의해 발생하는 다양한 갈등을 해소해 나가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집권 전반기의 가장 약한 고리로 지적된 ‘불통’ 문제를 푸는 데 앞장서겠다는 것이다. 그와 가까운 한나라당 의원은 “이 후보자가 개헌 문제를 주도하기는 쉽지 않다”며 “그보다는 소통을 통해 대야 관계를 부드럽게 만드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정 이슈 하나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국정 현안이 잘 처리될 수 있도록 기름을 치는, 일종의 윤활유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야당과 시민단체, 직능단체 등과의 소통과 홍보에 앞장설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이 후보자는 지난 10일 열린 ‘김대중 자서전’ 출판기념회에 참석, 2시간 넘게 자리를 지키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의 초청을 받고 행사장을 찾아 야당 인사들과 두루두루 인사를 나눴다. 측근은 “재야 출신인 이 후보자는 야당 인사들과 다양한 인맥을 맺고 있고, 신뢰 또한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