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양선교재단 포럼 주도홍 교수 “복음전도 전제로 대북지원 나서면 안돼”

입력 2010-08-27 19:34


추양선교재단(이사장 강병훈 목사)이 주최한 제3회 한국교회와 평화통일포럼이 25∼27일 강원도 속초 추양하우스에서 열렸다. 200여명이 참석한 이번 포럼에서 이문식 산울교회 목사, 허문영 평화한국 대표 등이 기독 NGO의 대북지원 현황과 과제를 짚었다.



포럼에서 주도홍 백석대 교수는 ‘통일한국을 바라보는 한국교회의 역할’이란 제목의 발제에서 통일과 관련해 한국교회가 준비해야 할 4가지를 제시, 눈길을 끌었다.

그에 따르면 첫째, 많은 돈을 들여 북한에 예배당을 짓고 엘리트 목회자를 파송하면 남한에서처럼 북한에서도 교회가 부흥할 것이라는 생각은 오산이란 주장이다. 그는 “동독 공산정권의 반세기에 걸친 집요한 반기독교 교육으로 통일 후 동독의 복음화는 무산되고 말았다”며 “구호제창식의 반공이 아닌 공산주의와 기독교의 관계를 차분하게 분석적으로 연구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밝혔다.

둘째, 북한 내 단일 기독교단 설립의 환상을 버려야 한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1990년대 초반 북한 교회 재건을 위한 원칙으로 북한 내 단일 기독교단 설립을 제안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주 교수는 “한국교회의 분열은 교회사에서 그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라며 “한국교회가 꿈꾸듯 통일 후 북한 내 교회가 단독 교단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셋째, 한국교회의 대북 지원에 복음전도가 전제되어서는 안 된다. 주 교수는 “한국교회의 NGO를 통한 북한 섬김은 그 자체로 귀하다”고 강조했다.

넷째, 근원적인 통일 준비를 위해 한국교회의 영적 갱신이 필요하다. 한국교회가 갱신될 때에라야 윤리적·신앙적으로 북한 교회를 바른 길로 이끌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추양선교재단은 고 추양 한경직 목사가 추구했던 ‘자유와 정의에 입각한 평화통일’을 한국교회 차원에서 벌이기 위해 3년 전부터 평화통일포럼을 열고 있다.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