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청문회] ‘송곳’ 박영선… 정확한 자료 바탕 날카로운 질의

입력 2010-08-26 21:41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24∼25일 이틀간 진행된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 청문회장에서 ‘송곳’으로 통했다. 그의 날카로운 질의에 김 후보자는 자주 코너로 몰렸다.

박 의원은 각종 자료와 신빙성 있는 제보 등을 바탕으로 ‘박연차 게이트’ 의혹과 김 후보자의 관련 정황을 파고들었다.

청문회 시작 직후부터 줄곧 2007년 후반기에서야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을 알았다고 주장했던 김 후보자는 25일 오후 박 의원이 들이댄 골프장 방문 기록 앞에 무너지며, 2006년 10월 박 전 회장과의 골프 회동 사실을 털어놓을 수밖에 없었다. 거짓 해명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전날까지만 해도 결정적 하자가 없는 것 같다던 청문회 기류는 김 후보자의 발언 번복으로 역전됐다.

민주당에서는 “역시 저격수”라는 찬사가 나왔다. 청문회를 지켜보던 한나라당 의원들도 “저런 것까지 박 의원이 어떻게 알아냈느냐”고 놀라워하는 눈치였다.

정작 박 의원은 26일 “저격수란 말은 정말 싫다”면서 “국민을 대신해 질문을 하긴 하지만 본인이 원치 않는 치부를 들춰낼 때마다 가슴이 매우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송곳같이 매서운 질의를 할 수 있는 비결에 대해 “잘 듣는 것”이라고 했다. 동료 의원들의 질의와 후보자 답변을 모두 꼼꼼히 메모한다고 한다. 특히 후보자를 방어해 주려는 여당 의원들의 질의를 유심히 듣는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방어하려는 지점을 가장 중요한 공격 포인트로 삼는다는 것이다. 보좌진들은 박 의원이 현재 김 후보자 의혹 관련 자료를 추가로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