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주부 소비 패턴은… 신선식품 너무비싸 소량포장·가공식품에 손길

입력 2010-08-26 18:31


‘포장 김치 4㎏, 양파 3개, 감자 3개, 수박 2분의 1통’. 경기도 신갈에 사는 주부 김미경(38)씨가 최근 장바구니에 담은 물건들이다. 평소 김치는 직접 담가 먹고, 대형마트에 한 번 오면 물건을 대량으로 구매했던 김씨지만 신선식품 가격이 너무 오르면서 소비 패턴을 바꿨다. 김씨는 “한 번 장 볼 때마다 산 것도 별로 없는데 5만원을 훌쩍 넘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채소, 생선은 가급적 사지 않거나 조금씩 포장된 상품 위주로 사게 된다”고 말했다.

생선, 채소, 과일 등 신선식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알뜰 주부들의 장바구니 내용이 달라지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채소, 과일 등은 소량 포장 매출이 늘고 있고 포장 김치 등 가공식품이 대체 상품으로 뜨고 있다.

배추, 무, 마늘 등의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포장 김치 매출이 크게 늘었다. 홈플러스의 이달 포장 김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상승했다. 이마트의 7월 포장 김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8월은 37% 증가했다. 이마트의 경우 지난해 8월 1580원이었던 배추 한 포기 가격은 지난 20일 기준 2480원으로 전년보다 56.9% 올랐다. 무는 1780원에서 2880원으로 61.8%, 마늘 200g은 1450원에서 2990원으로 106.2% 올랐다.

마늘, 양파, 감자 등의 가격이 오르면서 대량 구매 대신 소량 포장 제품을 사는 소비자들도 많아졌다. 이마트는 일반 상품보다 용량을 절반으로 줄여 990원에 파는 ‘990 가공식품’ 매출이 지난해 월 평균 20억원에서 올해 3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홈플러스도 낱개 상품이나 100g 단위로 묶어 판매하는 소포장 상품 매출이 지난해보다 20%가량 증가했다.

올 봄 이상 저온 현상으로 과일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반쪽 수박, 1/4 수박, 조각 과일, 냉동 과일 판매도 늘었다. 이마트는 반쪽 수박 등이 전체 수박 매출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조각과일과 냉동과일은 지난해보다 각각 34%, 130%씩 매출이 신장했다.

생선도 소포장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마트 성수점은 최근 1∼2조각 생선을 판매하면서 생선코너 매출이 지난해보다 10% 증가했다. 홈플러스는 가격이 많이 오른 고등어 대신 상대적으로 가격이 적게 오른 삼치 매출이 크게 올랐다.

이마트 관계자는 “신선식품 가격 상승 때문에 소용량 상품, 가격 변동이 적은 상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며 “소용량 포장 코너를 확대하고 알뜰하게 구매할 수 있는 상품 물량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