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한국 은행들 건전성 의문”
입력 2010-08-26 21:27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우리나라 은행의 건전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부실채권 분류 기준이 엉망이고 이상 상황이 발생하고 나서야 뒤늦게 대손충당금(떼일 것을 대비해 쌓아두는 돈)을 쌓는 등 리스크 관리가 형편없다는 지적이다.
S&P는 26일 국제금융센터 초청으로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글로벌 경제와 한국 신용등급 전망’ 세미나에서 국내 은행의 건전성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S&P 권재민 상무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채권 비율이 올 상반기 7∼8%로 급등했고 앞으로도 손실이 쌓여 비율이 20%를 넘을 것”이라며 “주요 은행의 연체율은 1% 안팎에 불과한데 부실채권 비율이 급등한 것은 의심스러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권 상무는 “은행들이 대손충당금을 실제 쌓아야 하는 규모보다 덜 쌓다가 뒤늦게 상황이 발생해서야 이를 메우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대출 부실 여부 판단, 연체율 측정 시에도 뭔가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은행들은 부실채권 분류 및 충당금 적립 기준을 투명하게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해명 자료를 내고 “자산 건전성은 연체, 부도발생 외에도 미래의 채무상환 능력 등을 반영해 분류하기 때문에 연체율만 보고 건전성을 의심하는 것은 타당성이 없다”며 “대손충당금 적립 기준도 관련 규정에 명확히 규정돼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S&P는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5.5∼6.0%, 내년 4.3∼4.8%로 제시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