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방중] 역대 방중 살펴보니… 이번이 7번째, 원조 얻어낸 적도

입력 2010-08-26 18:34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시절을 포함해 이번이 일곱 번째다. 김 위원장은 1983년 중앙위 비서 자격으로 중국 땅을 처음 밟아 선전 등 중국 동남연해의 경제특구를 둘러봤다.

이후 최고 권력자가 된 김 위원장은 2000년 5월 사흘간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의 초청으로 중국을 두 번째 방문, 장 주석과 정상회담을 했다. 당시 방중은 1992년 한·중 수교로 다소 냉랭해진 북·중 관계를 복원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세 번째 방중은 2001년 1월 15일부터 20일까지 6일간의 일정이었다. 선전과 상하이 등을 둘러본 뒤 정상회담을 가졌다. 김 위원장은 이때 중국의 경제 발전에 대해 “천지개벽”이라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자극을 받은 김 위원장은 이듬해 임금과 물가를 현실화하고 독립채산제를 강조한 ‘7·1 경제관리 개선조치’를 내놨다.

김 위원장은 2004년 4월 후진타오(胡錦濤) 현 주석의 초청에 따라 네 번째로 중국을 방문했다. 이때 김 위원장은 후 주석과 첫 대면했고, 그에게 평양 방문을 제안했다. 후 주석은 2005년 10월 평양을 답방했다.

이듬해인 2006년 1월 김 위원장은 다시 중국을 방문해 후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다섯 번째 방문에서는 후베이성과 광둥성의 첨단 산업 시설을 집중 시찰했다.

김 위원장은 2001년에서 2006년 사이 중국을 집중 방문해 후 주석 등 중국 4세대 지도자들과 친분을 쌓았다. 북핵, 한반도 평화체제, 경제협력 문제 등에 대한 논의도 심도 있게 이뤄졌다. 선물 보따리를 들고 귀국하기도 했다. 2000년, 2001년, 2004년의 경우 김 위원장 방중 직후 중국으로부터의 원유 도입이 급증했다. 2004년에는 무상 원조와 북·중 경제협력 강화를 얻어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2006년 1월 이후 4년4개월 만인 지난 5월 여섯 번째로 중국을 방문했다. 이때는 단둥과 다롄, 베이징 등에서 이례적인 공개 행보를 펼쳤다. 김 위원장은 당시 인프라 투자 100억 달러, 식량 100만t 지원을 요청했으나 중국 측으로부터 만족스러운 답변을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