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K·조그련 ‘선양 회동’ 수재민 돕기 논의

입력 2010-08-26 19:26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지난 23일 북한 조선그리스도교연맹(조그련) 대표를 중국 선양에서 만나 북한의 신의주 지역 홍수 피해에 관한 인도적 지원을 제안했다. 남북 교회 대표가 만난 것은 천안함 사건 직전인 지난 5월 17일 이후 처음이다.



NCCK 전병호 회장과 황필규 정의평화국장, 김영주 화해통일위원, 에큐메니컬포럼 채혜원 목사 등은 이날 조그련 강영섭 위원장과 오경우 서기장, 김현철씨 등을 만난 자리에서 “남한 교회가 이번 홍수 피해 복구를 위한 인도적 지원을 적극 펼치는 방안을 모색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에 북측 대표단은 “아직 구체적인 피해 규모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니 알아보고 추후 연락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황 국장은 “천안함 사건 이후 남북 관계가 지극히 경색돼 있긴 하지만 이번과 같은 천재지변 상황에서는 얼마든지 인도적 지원을 주고받을 수 있다고 보고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아이티 지진 때 모금을 진행한 한국 교계의 역량을 생각하면 극심한 어려움을 겪는 동포를 위해 충분히 마음을 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NCCK와 조그련은 2005년부터 이어져 오다 지난해 남북관계 경색으로 무산된 ‘6·15 남북공동선언 기념 남북 평화통일 공동 기도회’를 11월 중순 이후 평양 봉수교회에서 열기로 합의했다. 또 기도회가 성사될 경우 평양으로 해외 대표들을 초청하자는 NCCK의 제의에도 조그련이 동의 의사를 밝혔다.

이밖에 전 회장은 강 위원장에게 11월 초 서울에서 열릴 NCCK 59회 정기총회에 참석해 줄 것을 제안했으며 강 위원장은 지난 5일 한국교회 명의로 보낸 밀가루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한편 지난 15일 ‘한국교회 8·15 대성회’와 다음날 통일포럼 등에서 한국 교회의 이름으로 일관되게 ‘대북 인도적 지원 지속’에 대한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이번 NCCK의 신의주 홍수 피해 지원 제안이 교계 전반에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주목된다.

27일 김명혁(강변교회) 목사 등이 주도하는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이 300t의 밀가루를 트럭에 싣고 육로로 개성에 들어가는 것에도 최근 교계의 움직임이 영향을 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모임 관계자는 “지난 6월부터 여러 차례 방북 허가가 번복되다가 며칠 전 통일부에서 갑작스레 27일 방북을 제안했다”면서 “최근 한국 교계가 대북 인도적 지원 의지를 강하게 밝힌 영향이 있지 않나 생각된다”고 전했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