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 위한 결혼 상담 봉사 한병선씨 “1+1=1의 자기 희생이 부부 행복의 밑거름”

입력 2010-08-26 17:44


‘화창한 봄날에 코끼리 아저씨가 가랑잎 타고 태평양 건널 때에/고래 아가씨 코끼리 아저씨 보고 첫눈에 반해 스리슬쩍 윙크했대요/당신은 육지왕자님 나는 바다공주님 천생연분 결혼합시다/어머어머어머어머/예식장은 용궁예식장 주례는 문어 아저씨 피아노는 오징어 예물은 조개껍데기.’

가수 정광태의 노래다. 코끼리 아저씨와 고래 아가씨, 과연 행복했을까? 코끼리와 고래가 만났다는 것부터 신비롭다. 서로 숨쉬는 방법도, 노는 물도 다른 이들이 결혼한다면 그건 기적이다. 둘은 같이 살 수 없는 부류지만 이들이 같이 산다면 얼마나 서로 큰 손해가 있겠는가. 이들이 만약 결혼을 한다면 자기희생이 있어야 한다.

‘한병선의 영상 만들기’ 대표 한병선(45)씨는 결혼생활이 힘들어 매일매일 사투를 벌이고 있다. 그런 그가 결혼하고픈 싱글들을 위한 연애 코치를 하고 있다.

“19년의 결혼생활 속에서 하나님의 뜻이 뭘까를 고민하고 생각하고 실천하고 포기하기를 반복하며 힘겹게 결혼을 유지해가는 평신도일 뿐입니다. 언제나 이혼이란 단어가 내 주변을 맴돌면서 나를 유혹했고 지금도 유혹하고 있습니다.”

상담 전문가나 부부치료 전문가도 아니고 잘나가는 결혼 사역자도 아닌 그가 최근 ‘코끼리 아저씨와 고래 아가씨 결혼탐구서’(홍성사)를 냈다. 이 책은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과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실제적인 조언들을 담았다. 그는 결혼이란 ‘코끼리 아저씨와 고래 아가씨의 만남’이라고 말했다. 너무도 다른 두 종족, 이 두 종족의 사랑과 결혼에 어찌 불협화음이 없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결혼식 일자를 잡으면서부터 결혼생활은 시작됩니다. 저는 결혼 준비를 하면서부터 불협화음을 경험했습니다.”

사랑할 때는 극적으로 이타적이 되지만 결혼 준비를 시작하면 극적으로 이기적이 되기 때문이다. 한씨는 이걸 잘 해결하면 결혼생활을 잘 해쳐나갈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고 해결하지 못하면 결혼 내내 힘들다고 말했다.

월간 ‘좋은교사’의 인기 칼럼니스트인 한씨는 싱글들의 성과 연애, 결혼에 관한 글을 연재하면서 많은 질문을 받았다. 그는 청춘남녀를 연결해 주고 상담해 주는 일을 은사로 여긴다.

한씨는 상담을 통해 미혼 크리스천 남녀의 고민을 세 가지로 정리했다. 어디 가서 남자를 만날까, 그가 내 배우자인 걸 어떻게 확신하는가, 스킨십에 대한 고민이 가장 많았다.

먼저 어디 가서 남자를 만날 것이냐. 크리스천 여성들은 신앙의 잣대를 너무 높게 잡고 있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 20대 기독청년들은 생각처럼 신앙의 폭이 넓지 않다는 것이다. 함께 살아가며 상대의 신앙을 키우는 것이 배우자의 역할이지 신앙이 좋은 사람을 붙잡고 만족하며 하는 결혼은 진정한 결혼이 아니라고 조언했다.

“배우자를 위한 기도에서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뜻을 찾는 일입니다. 그러나 대부분 자신의 욕심을 간구하지요. 결혼생활은 자기를 버리는 작업이며 이 과정을 통해 변해야 합니다.”

그러면 어떤 특정한 사람이 나의 배우자인 것을 어떻게 확신할 수 있을까. 처음에는 잘 모른다. 그런데도 크리스천들은 기도하면 처음부터 알 수 있다고 착각한다. 실제로 3∼6개월 사귀어 보고 나서 하나님 앞에 기도하게 된다는 것이다. 한씨는 단점이 보이기 시작할 때 그에 대해 용납할 수 있으면 결혼을 하고 아니면 헤어져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마지막으로 스킨십은 절제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고 우려했다. 상담을 해 보면 상대의 과거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스킨십이 상대에게 얼마나 상처가 되고 내가 얼마나 상처를 받을지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초래된 결과라고 한씨는 지적했다. 그러므로 스킨십의 정도를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상대의 가장 큰 약점을 보고 내가 감당할 수 있을 때만 결혼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은 그 상대의 약점 때문에 결혼을 유지할 수 없게 됩니다. 이 경우에도 헤어지는 게 낫습니다.”

그의 지론은 ‘결혼하면 1+1=1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2가 아닌 1이 되기 위해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보여주신 그 사랑처럼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를 희생해야 한다고 한씨는 강조했다.

“결혼생활은 늘 위기의 연속이고 수많은 산을 넘어야 하는 과정입니다. 이 땅의 부부들이 비록 결혼생활이 어렵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주 안에서 끝까지 승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글·사진=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