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하는 오서… 김연아 새 안무 프로그램 이례적으로 언론에 공개 물의
입력 2010-08-26 17:53
브라이언 오서 코치가 김연아(20·고려대)의 새 안무 프로그램을 언론에 흘리고 김연아측이 이에 대해 비이성적 행동이라며 반박하면서 양측의 신경전이 도를 넘고 있다. 각종 세계대회 우승과 동계 올림픽 금메달의 영광으로 이어졌던 양측의 만남이 껄끄러운 결별로 빛이 바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서 코치는 25일 결별과 관련된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김연아가 새 시즌에 활용할 안무는 한국의 전통 음악인 아리랑을 피처링한 것이다”며 “캐나다의 셰린 본으로부터 안무 지도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통상 선수의 새 프로그램이 비공개로 준비되고, 그 발표도 선수측에서 공식적으로 하는 것이 일반적임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행동이다. 특히 결별을 선언한 코치가 전에 지도하던 선수의 프로그램을 언론에 공표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이날 캐나다 언론 토론토 스타를 통해서는 김연아의 직접 반박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오서 코치는 “지난 주 목요일 만났을 때 김연아가 그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음에도 그녀는 별말이 없었다”며 “김연아는 내가 처음 해고 통보를 받았던 2일 그 자리에 없었기 때문에 내가 거짓말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연아측은 강력 반발했다. 올댓스포츠는 이날 자료를 통해 “오서 코치가 미디어를 통해 선수측을 비난하는 것은 전 코치로서 이해할 수 없는 비이성적 행동이다”며 “특히 김연아의 새 프로그램을 선수측과 상의 없이 미디어에 폭로한 것은 스포츠 지도자로서 도덕적인 수준을 넘어서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결별에 대한 이견이 비난으로까지 이어지면서 서로 ‘윈윈’했던 양측이 불필요한 신경전으로 서로에게 상처만 입히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피겨 선수로서 성장기에 오서를 만나 실력을 업그레이드한 김연아는 물론이고, 김연아라는 재목을 만나 코치로서의 능력까지 검증받은 오서 모두 지나친 대응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매니지먼트 업계 관계자는 “피겨 선수와 코치 간의 결별은 매우 흔하다”며 “동계올림픽 제패라는 영광을 달성한 양측이 좋게 헤어질 수 있음에도 신중치 못한 행동으로 서로에게 해가 되는 선택을 하고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