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옥자 당시 국새자문위원장 “민홍규 제작자 선정때 자문위 추인 없었다”

입력 2010-08-25 21:51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가 4대 국새 제작자로 민홍규(56)씨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민간 자문위원회의 추인을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행안부는 지난해 펴낸 ‘국새백서’에서 국새 모형 심사위원회가 자문위원회의 추인을 받아 국새 공모 당선작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시 국새 자문위원장을 맡았던 정옥자(68) 국사편찬위원장은 25일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자문위는 국새 손잡이 조각 형태를 봉황으로 할 지, 거북으로 할지를 비롯해 글씨체나 제작 방법을 자문하는 역할만 했다”며 “자문위가 추인을 했다는 말은 처음 듣는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시점이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자문위 마지막 회의가 열렸을 때 심사위가 민씨의 작품을 선정했다고 통보해서 ‘그런가 보다’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정 위원장은 이와 함께 서울대 규장각 관장을 맡고 있던 2000년대 초반 민씨를 한 번 만났던 적이 있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민씨가 ‘꽁지머리’를 하고 와서 아직도 기억이 나는데, 갑자기 관장실로 들어와 누구의 후계자라는 식의 자랑만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