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퇴장속 조현오·진수희·이주호 與 단독 채택… 박재완·유정복도 통과

입력 2010-08-26 00:43


이현동 국세청장 후보자를 제외한 9명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 청문회가 마무리된 25일 여야는 청문 결과를 바탕으로 옥석 가리기 작업에 착수했다. 한나라당은 후보들이 공직 수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대부분이 부적격하다는 견해를 보였다. 이러한 양측 이견으로 일부 상임위에서는 여당 단독으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하는 등 진통을 겪기도 했다.

국회 행정안전위는 전체회의를 열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의 경과보고서를 단독 처리했다. 한나라당 측은 야당 간사인 민주당 백원우 의원이 자리를 비운 사이 경과보고서를 기습 상정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이에 반발해 퇴장했다. 이어 경과보고서는 한나라당 의원 11명과 미래희망연대·무소속 의원 등 13명 찬성으로 통과됐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조 후보자와 관련된 논란을 의식한 듯 야당의 반대 의견도 경과보고서에 모두 반영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와 교육과학기술위도 야당 의원이 퇴장한 가운데,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와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후보자가 장관직 수행에 적격이라는 의견을 담은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야당 의원들은 진 후보자 딸의 불법취업과 다운계약서 작성 등을 문제 삼았고, 이 후보자의 논문 표절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한나라당이 경과보고서 채택을 강행하자 모두 퇴장했다. 이로써 24일 채택된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후보자까지 후보자 5명에 대한 경과보고서가 관련 상임위를 통과했다.

그러나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는 한나라당의 적격 의견과, ‘박연차 게이트’ 연루 등의 의혹을 제기한 민주당의 부적격 의견이 팽팽히 맞서 임명동의안 처리에 난항이 예상된다.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여야 모두 부적격 의견이 많아 경과보고서 채택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수도권 출신 의원은 “여당 의원 중에도 ‘신 후보자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많다”고 밝혔다. 야당은 부동산투기·위장전입 의혹 등이 전혀 해명되지 않아 경과보고서 채택은 ‘절대 불가’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재오 특임장관 후보자와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도 직무 수행에 적합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이재훈 후보자는 쪽방 투기 의혹 등을 문제 삼고 있다. 두 후보자 모두 27일쯤 상임위 전체회의에서 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대통령은 청문 요청서를 국회에 보낸 뒤 20일 안에 국회의 경과보고서가 넘어오지 않을 경우, 그로부터 10일 안에 장관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9월에도 야당 반대로 보고서가 채택되지 못한 이귀남 법무부, 백희영 여성부 장관 임명을 강행했다. 그러나 총리 임명은 인사 청문회가 끝나고 재적의원 과반이 출석한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과반의 찬성이 있어야 된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