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 평양 도착… 김정일 메시지 가져올지 관심
입력 2010-08-25 21:41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억류 중인 미국인 아이잘론 말리 곰즈씨 석방을 위해 25일 평양에 도착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카터 전 대통령이 평양공항을 통해 방북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공항에는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이근 외무성 미국국장 등이 나와 카터 전 대통령 일행을 맞이했다.
카터 전 대통령 일행은 또 북한의 명목상 국가원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만났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중앙TV는 두 사람이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담화를 했다”고 전했으나 구체적인 담화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카터 전 대통령이 오후 4시30분 평양공항에 도착해 승용차를 타고 시내로 향했으며, “비행기에서 내린 순간부터 승용차에 탈 때까지 시종 웃음을 지었다”고 전했다. CNN은 카터 전 대통령이 민간 제트기를 이용해 미국에서 북한으로 출발했으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는 휴대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방북에는 부인 로절린 여사와 존 할드만 카터센터 대표가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터 전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메시지를 갖고 가지는 않았지만, 북한 측으로부터 미 정부에 전달할 메시지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할 경우 천안함 사태 이후 그의 의중을 직접 전달하게 돼 북·미 관계의 변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엄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