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한두 명은 낙마?… 인사청문회서 누가 살아남을까
입력 2010-08-25 21:44
‘8·8 개각’에 따른 국회 인사 청문회가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세간의 관심은 누가 낙마할지에 쏠리고 있다. 공식적으로 한나라당은 “후보자 모두 결정적인 하자는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야당은 1∼2명을 빼곤 모두 부적격자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협상용 성격이 짙다. 내부적으론 야당은 3명 이상 낙마를 목표로 하고 있고, 한나라당도 1∼2명 낙마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25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위장전입, 세금탈루, 부동산 투기, 병역기피, 4대 필수과목에다 논문 표절, 즉 ‘4+1’에 해당하는 후보자는 누구를 막론하고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오 특임장관 후보자와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후보자 정도가 이 조건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평가다. 하지만 민주당은 내부적으로 낙마 대상자를 ‘김·신·조’로 일컬어지는 김태호 총리,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 등 3명으로 좁히는 분위기다.
당 관계자는 “은행법 등 6∼7가지 실정법을 위반한 김 총리 후보자와 위장전입과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진 신 후보자, 막말 파문이 일었던 조 후보자가 임명된다면 여당뿐 아니라 이를 제지하지 못한 야당에 대한 책임론도 일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3명 외에 추가 낙마 대상으로 쪽방 투기 의혹이 제기된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 등도 염두에 두는 분위기다.
반면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과거에 허용될 수 있는 범위의 잘못을 갖고 침소봉대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야당 공세에 적극 반박했다. 하지만 전날 있었던 지도부 만찬 모임에서 일부 최고위원들은 ‘신재민·이재훈·조현오’ 3명 중 1∼2명의 낙마는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기류는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에게도 전달됐다는 후문이다.
안상수 대표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26일 청문회가 끝난 뒤 대책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부설 여의도연구소를 통해 대국민 여론조사와 소속의원 전수조사를 통한 의견 수렴에 착수했다.
후보자 낙마의 키를 쥐고 있는 청와대는 아직 관망 중이다. 청와대 김희정 대변인은 “국회 경과보고서가 나오면 거기에 따라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분위기는 강행 쪽이다. 일각에는 각종 의혹과 특혜 시비가 터져나온 후보자들의 임명을 강행할 경우 이명박 정부의 집권 후반기 국정이념인 ‘공정한 사회’와 배치된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정치권에서는 총리 임명동의안이 처리되는 27일 국회 본회의에 앞서 낙마 범위에 대한 여야 간 물밑 조율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나라당 고위 관계자는 “야당이 반대해서 한나라당 단독으로 총리 인준하는 모습은 피하는 게 좋다”며 “협상 과정에서 1∼2명 정도는 걸러져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장희 김나래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