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페이스북 ‘살생부’ 공포… 명단에 오른 10대 3명 연쇄 살해 당해

입력 2010-08-25 21:30

콜롬비아의 한 도시에서 10대 3명이 잇달아 살해됐다. 이들은 인터넷 페이스북에 공개된 69명의 ‘살생부’ 명단에 이름이 올라 있는 것으로 확인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고 CNN이 25일 보도했다.

명단이 처음 페이스북에 등장한 것은 지난 17일. “3일 이내에 푸에르토 아시스를 떠나지 않으면 살해하겠다”는 경고와 함께 69명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대부분이 콜롬비아 남서부 푸에르토 아시스에 사는 10대들이었다. 여성 31명의 이름이 추가로 올라와 지금은 모두 100명이 살생부에 오른 상황이다.

처음 살생부가 등장했을 때 경찰은 농담으로 받아들이고 별다른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틀 전인 15일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총에 맞아 숨진 디에고 페르니 하라미요(16)와 에이바르트 무노즈(17)의 이름이 명단에 포함된 걸 확인하고 경찰은 긴급 대책에 착수했다.

콜롬비아 경찰청 윌슨 바쿠에호 대변인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누가 무슨 목적으로 살생부를 작성했는지 모른다”며 “지금은 여러 가능성을 놓고 조사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여기에 지난 20일 또다시 명단에 오른 19세 노르페이 알렉산더 바르가스가 살해됐다. 주민들은 공황상태에 빠졌다. 리스트에 오른 10대를 둔 일부 부모들은 자식들을 피신시켰다. 인터넷에는 살해된 청소년의 숫자가 이미 20명에 이른다는 소문까지 퍼졌다. 마약 조직이 배후에 있다는 소문에 인근 도시까지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경찰은 도대체 뭘 하고 있나”라는 질타가 이어졌다. 콜롬비아 중앙정부는 뒤늦게 21일 연방경찰을 푸에르토 아시스에 파견했다. 경찰은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500만 페소(330만원 상당)를 주겠다며 현상금을 내걸었다.

푸에르토 아시스는 갱조직 로스 라스트로호스가 활동하는 곳이며, 좌파 게릴라조직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도 암약하고 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