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 신용 낮은 고객엔 ‘그림의 떡’
입력 2010-08-25 18:30
금융권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신용도가 높은 계층에 대한 신용대출을 늘린 반면 저신용층은 외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금융위원회가 한국신용정보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가계의 비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008년 12월 말 384조2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379조3000억원으로 4조9000억원(1.3%) 감소했다. 비주택담보대출은 주택을 담보로 잡지 않은 대출로 신용대출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비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줄어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금융권이 위험 관리 차원에서 대출 규모를 줄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대출 대상자에 대해 대출 규모를 줄인 게 아니었다. 고신용층인 1∼5등급자의 대출액은 같은 기간 256조3000억원에서 273조2000억원으로 16조9000억원(6.6%) 증가했다. 반면 저신용층인 6∼10등급자에 대한 대출액은 127조8000억원에서 106조1000억원으로 21조7000억원(21.7%)이나 감소했다.
등급별로 보면 1등급은 대출액이 21.4% 증가했고, 2∼4등급자도 각각 13.6%, 8.5%, 2.0%씩 늘었다. 그러나 5등급자부터 대출액이 6.6% 감소하기 시작해 6등급(-17.5%), 7등급(-10.4%), 8등급(-16.3%), 9등급(-19.7%), 10등급(-22.3%) 등 7등급 이하부터는 신용등급이 내려갈수록 대출 감소율이 커졌다.
결국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고신용층은 신용대출에 별다른 어려움을 겪지 않은 셈이지만, 저신용층은 금융권 문턱이 높아져 돈을 빌릴 때 고금리를 물거나 비제도권 금융기관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는 얘기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