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상생 강좌’ 가보니… 협력사 CEO들 어려운 이론에도 시종 진지
입력 2010-08-25 18:27
“불완전한 정보를 갖고 미래를 예측해야 하는 여러분들에게 가장 좋은 방법은 이론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연세대 경영학과 이호욱 교수는 25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5가 SK남산빌딩 강당에 모인 SK 협력업체 최고경영자(CEO) 70여명에게 ‘파괴적 혁신’ 이론을 소개했다. 잘 나가던 기업이 왜 갑자기 실패하게 되는지를 분석한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의 이론이다. 이 교수는 작은 업체가 잘 나가던 기업을 꺾는 ‘저가(low-end) 파괴’와 ‘신시장(new market) 파괴’ 전략을 다양한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CEO들은 아침 7시부터 시작된 강의가 이어진 2시간30분 내내 진지한 표정으로 경청하고 메모했다. 강의가 끝난 후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회사 경영에 도움이 되는 내용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강의는 ‘SK 상생 CEO 세미나’ 하반기 개강 강좌였다. SK그룹이 계열사 협력업체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마련한 교육 프로그램의 하나다. 2007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협력사 CEO 1335명이 참가했다.
SK텔레콤과 함께 자동번역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다음소프트의 김경서 대표는 “평소 만나기 힘든 유명 교수들의 강의를 들을 수 있으니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상반기에 이어 또다시 등록했다”고 말했다. SK에너지, SK건설과 협력하는 플랜트 건설업체 동일산업의 김상년 대표도 “경영 전반에 많은 도움이 돼 3년째 참여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핵심 트렌드나 위험·장애요소를 미리 파악해 대처요령을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같이 뜨거운 호응 속에 SK 측은 지난해까지 8회로 진행됐던 세미나를 올해 10회로 늘렸고 회별 교육시간도 1시간 연장했다. 교육과정을 주관하는 장종태 SK 리더십개발센터장(상무)은 “앞으로는 협력업체 일반 구성원까지 아우르는 집합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