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글 의원 “오바마는 경험 일천한 어린 사람”… 부패 의혹에 ‘명퇴’ 종용 받자 반격
입력 2010-08-25 21:30
미국 연방 하원의 찰스 랭글(82) 민주당 의원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을 향해 “그렇게 어린 사람이 어찌 내게 명예로운 은퇴를 운운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각종 의원 윤리규정 위반 혐의로 조사받고 있는 랭글 의원을 향해 “명예롭게 퇴진하기 바란다”고 말한 것을 되받아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시간) 랭글 의원이 오바마 대통령을 향해 “솔직히 그가 나의 명예에 관해 말할 수 있을 만큼 경험을 쌓은 건 아니다”며 “앞으로 2년 동안 내가 그(오바마 대통령)의 명예를 보호해줄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랭글 의원은 23일 그의 지역구인 뉴욕시 할렘가의 한 교회에서 열린 중간선거 출마 후보자 간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토론회 뒤 NYT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도 “내 명예는 여든 살이 넘도록 쌓아 올린 것이다”며 “그렇게 어린 사람이 어찌 내게 명예로운 은퇴를 운운할 수 있느냐”고 반박했다.
20선(選)에 도전하는 랭글 의원은 빈민가에 아파트 4채를 보유하게 된 과정과 선거자금 모금 과정의 의혹 등 13가지 혐의가 제기된 상태다. 이날 토론회에서도 그를 향해 상대 후보들의 비난이 빗발쳤다.
민주당 동료인 애덤 클레이튼 파월 4세는 그를 향해 “여러 해 묵은 부패 덩어리”라고 했고, 또 다른 출마자 조너선 타시니는 “기업 자금과 로비스트에 흔들리는 워싱턴 문화의 희생자라고 할 수밖에 없다”면서 “40년간의 의정 생활이 낳은 부패”라고 꼬집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CBS방송과 인터뷰에서 랭글 의원에 대해 “올해 82세로 의정생활을 마무리하는 단계”라며 “그가 명예롭게 의정생활을 끝낼 수 있기를 원할 것이라고 확신하며 그렇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었다.
김지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