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윤실을 떠나면서… 양세진 사무총장의 고언 “교회 신뢰회복은 지역 섬김부터”
입력 2010-08-25 17:33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 양세진(44·사진) 사무총장이 지난 7월 말로 4년간 임기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그동안 교회신뢰 회복운동, 여성 리더십 운동, 대학생 사회적 리더십 아카데미, 대한민국 교육봉사단인 ‘씨드 스쿨’ 등의 사업을 통해 기윤실을 한국 교회와 사회에 새롭게 각인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그는 교회의 신뢰 회복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했다. 교회는 공적 존재로서 사회적 위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지역사회와 한국 사회를 섬기는 사회적 책임을 감당하는 것은 교회 본연의 역할이고, 그것이 교회가 신뢰를 회복하는 지름길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일반 시민단체인 참여연대 간사로도 활동했던 그는 “영향력을 가진 집단과 신뢰받는 집단 사이에는 분명한 간격이 있는 것 같다”며 “교회 바깥에서는 한국 교회가 매주 수백만명의 사람들과 엄청난 헌금으로 대표되는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것은 인정하지만 그에 걸맞은 사회적 신뢰도를 지녔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점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부임 이후 그가 교회 개혁 대신 교회 신뢰 회복에 기윤실 운동의 초점을 맞췄던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1년 반 동안 진행된 기윤실 운동의 정체성 관련 컨설팅은 그를 난처하게 만들었다. 교회신뢰 회복운동이 한국 교회와 사회를 위해 꼭 필요하고 중요한 일이지만 기윤실의 정체성과는 맞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이다. 양 사무총장이 결국 기윤실에 사표를 낼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그는 진로에 대해 ‘기도 중’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요즘 기도원도 다니고 사람들에게 조언도 구하고 있다. 다만 그는 “한국 교회의 신뢰 회복을 위해 고민하고 열정을 갖고 계신 분들과 협력해 한국 교회와 사회 변화를 섬길 수 있는 일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보내심을 받은 선교사라고 여기는 그는 스스로를 ‘시민사회 선교사’로 소개했다. “시민운동은 정부와 기업과는 다른 맥락에서 하나님 나라의 정의와 평화를 위한 삶의 통로이고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삶이 다하는 날까지 시민사회 영역에서 하나님 나라의 정의와 평화를 선포하고 고백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