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흥복 기감 감독회장 공식업무 시작… 유지재단 이사장 취임 결의 등기는 보류키로
입력 2010-08-24 20:42
기독교대한감리회 강흥복 감독회장(본부 측)이 24일 시무예배를 드리고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감리회 유지재단 이사회는 강 감독의 재단 이사장 취임을 결의했지만, 등기는 보류키로 했다.
오전 11시 서울 태평로1가 감리회 본부에서 강 감독회장의 시무예배가 개최됐다. 지난달 6일 이후 폐쇄됐던 본부 사무실도 모두 열렸다. 지난 20일 별도로 취임한 김국도 감독회장을 지지하는 ‘6·3 총회’ 측 인사들이 저지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지만, 실제 행동은 없었다.
이춘직 전 중부연회 감독은 ‘하나님의 음성’이란 설교에서 “감리교회는 새벽마다 눈물로 기도하는 성도, 목숨을 다해 말씀을 전하는 목회자들이 있기 때문에 몇 사람이 아우성친다고 해서 휘청대지 않는다”며 “하나님 말씀 위에 서 있으면 세월이 뒤범벅돼도 하나님 나라를 완성해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 감독회장은 “저는 부족하지만 예수님이 함께하고 계시는 것을 믿는다”며 “남은 2년의 임기 동안 5년, 10년 치의 일을 해 내겠다”고 말했다. 강 감독회장은 예배가 끝난 뒤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십자가를 함께 져 달라”고 당부했다.
같은 시간 서울 한 중식당에서는 감리교회 재산을 총괄 관리하는 유지재단의 이사회가 열렸다. 재단 이사장 변경이 중요 안건이었다. 감리회 교리와 장정은 감독회장이 유지재단의 당연직 이사장이 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는 감독회장의 핵심 권한이다. 문제는 한 날 열린 2개의 총회를 통해 2명의 감독회장이 취임했다는 것. 6·3 총회 측 인사 30여명은 강 감독회장이 이사장에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이곳에 집결했다.
이사장 변경안을 남겨두고 6·3 총회 측에서 1층 회의장소에 진입하면서 회의는 정회됐다. 이사들은 일단 식사를 했고, 총회 측은 2층에서 대기했다. 총회 측 사람들은 “재단 이사회가 첩보 작전 하듯이 회의 장소를 숨기려 했다”며 흥분해 있었다. 오후 1시45분 회의가 속개됐다. 이사들 간에도 의견이 엇갈렸다. 강 감독회장의 취임을 찬성하는 쪽은 “감독회장은 당연히 이사장이 되는 것이고, 우리는 정해진 행정 절차에 따라 바로 취임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대하는 쪽은 “지난달 13일 치러진 감독회장 재선거에 대해 무효 소송이 제기된 상태니 그 결과를 보고 결정해야 한다”고 맞섰다. 복도에 있던 총회 측 인사들이 종종 회의실에 들어와 고함을 지르면서 회의는 더욱 어수선해졌다. 난상토론 끝에 이사회는 ‘강 감독회장을 재단이사장으로 받아들이기로 결의하고 이달 말까지 관련 서류를 갖추되, 감독회장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결과가 나올 때까지 법적 등기는 보류한다’는 절충안에 합의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