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오서” 김연아, 4년 간의 사제 관계 청산

입력 2010-08-24 21:11

‘피겨 여왕’ 김연아(20·고려대)가 4년간 함께했던 단짝 스승 브라이언 오서(사진) 코치와 결별하며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 올댓스포츠는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23일 브라이언 오서 코치로부터 더 이상 김연아의 코치직을 맡지 않겠다는 최종 통보를 받은 후 이 결정을 받아들였다”며 오서 코치와의 결별을 확인했다. 올댓스포츠는 “오서 코치와 5월 타 선수 코치 제의설로 서로 불편한 관계를 유지했으며 이러한 관계로 김연아가 6월부터 사실상 혼자 훈련해 왔다”고 밝혔다. 이후 김연아 쪽에서 이달 초 오서 코치에게 공백기를 가지자는 제안을 했고 오서 코치가 이에 동의한 후 23일 코치직을 맡지 않겠다는 최종 통보를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오서 코치가 밝힌 결별 이유는 다소 달랐다.

오서 코치는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인터뷰에서 “갑작스런 결별 통보를 듣고 깜짝 놀랐다”며 “3주 전에 한국에서 아이스쇼를 마치고 돌아오고서 함께 미팅을 했는데 그 자리에서 김연아 어머니이자 올댓스포츠 박미희 대표로부터 그런 말을 들었다”라고 말했다. 오서 코치는 “김연아가 다시 훈련을 시작하면 가르치려고 시간을 비워뒀는데 박 대표가 ‘그럴 필요 없다’고 말했다. 내가 3주가 지난 뒤에야 결별 사실을 알린 것은 그 사이에 다른 변화가 있을까 봐 기다렸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연아 측에서 밝힌 타 선수 코치 제의설의 주체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라이벌인 아사다 마오라는 설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오서 코치 역시 아사다 측으로부터 코치 제의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어 아사다 선수를 둘러싸고 서로 감정이 상했을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오서 코치는 “김연아와 결별은 다른 선수를 가르치는 문제와는 관계없다”고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한편으로는 김연아가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오서 코치와 함께 했고 목표를 달성한 상황에서 자연스러운 결별 수순이었다는 지적도 있다. 김연아가 은퇴 시점을 고민하는 상황에서 코치의 존재가 불필요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결별 이유는 다소 갈렸지만 김연아와 오서는 서로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서는 “김연아와 같이 능력 있고 천부적인 선수와 함께한 것은 영광이었다”고 밝혔다. 김연아 역시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목표를 이루는 데 함께 해주신 코치님께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김연아는 당분간 토론토에서 훈련을 계속하며 향후 훈련계획과 코치 영입 내용을 추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김연아는 10월부터 시작되는 그랑프리 시리즈에 불참하는 대신 내년 3월 세계선수권 대회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