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학, 신입생-부모 ‘차단’ 고심
입력 2010-08-24 19:30
미국 대학들이 신입생과 부모를 떼어놓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4일 보도했다.
미 아이오와주 그린넬 대학은 지난 21일 415명의 신입생 입학식에서 부모와 자녀를 아예 따로 앉혔다. 입학식이 끝난 뒤 부모는 즉시 캠퍼스를 떠나야 했다. 애틀랜타의 모어하우스 대학은 올해 처음으로 입학식과 별도의 ‘이별식’을 마련했다. 신입생들이 행렬을 만들어 캠퍼스 정문으로 들어가는 동안 부모들은 교문 밖에서 이를 지켜보는 것이다.
미네소타 대학은 아예 부모가 자녀의 기숙사 방에 못 들어가게 했다. 학생이 침대나 책상 등 공간을 나누는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NYT는 미국에서도 최근 들어 부모가 자녀의 교육에 적극 간섭하는 풍조가 확산되면서 대학들이 신입생의 정신적 독립 고취에 이처럼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대학 관계자들은 부모들이 자녀가 입학한 뒤에도 며칠씩 학교 주변에 머물며 시간표를 수정하는 것부터 담당교수 면접까지 자녀의 학사 일정에 일일이 간섭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전했다. 때문에 모어하우스 대학처럼 공식적인 이별 예식을 치르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조이스 헐 미 오리엔테이션감독협회 회장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인터넷 전화나 문자메시지 등으로 언제든지 부모와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는 상황도 신입생의 정신적 독립에 장애물이 된다. 그린넬 대학 휴스턴 도허티 부총장은 “부모에게 아예 자녀와 주고받는 전화 통화나 문자메시지를 일정 횟수로 제한하는 방법을 권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지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