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 극복하고 숙명여대 수석 졸업 김경민씨 “봉사도우미 있어 자신감 얻었어요”
입력 2010-08-24 19:36
“시각장애 학생들이 두려워하지 말고 세상에 뛰어들었으면 좋겠어요.”
25일 열리는 숙명여대 학위수여식에서 학사모를 쓰게 될 김경민(22·사진)씨는 장애를 안고 공부하는 후배들에게 이렇게 당부했다.
선천성 시각장애인인 김씨는 평점 4.5점 만점에 4.45점의 성적으로 7학기 만에 교육학과를 졸업하게 됐다. 문과대학 졸업생 중엔 가장 우수한 성적이다.
그는 “시각장애인용 교재가 부족해 봉사도우미들의 도움으로 학업을 수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도우미들은 교재 내용을 컴퓨터에 입력해 음성 파일 형태로 바꿔 들을 수 있게 도와줬다.
김씨는 “대학에 입학할 무렵 일반인 학생들과 함께 공부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에 불면증에 시달리고 가위에 눌리기도 했다”며 “하지만 많은 분들의 도움 덕분에 ‘장애를 가졌어도 모두 같은 학생’이라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회고했다.
그는 대학에 입학하면서부터 시각장애를 가진 후배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모교인 국립서울맹아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숙명여대 동아리 ‘숙명점역봉사단’에서 시각장애학생용 문제집을 만드는 데도 참여했다. 중·고등학교 때 시각장애인용 문제집이 많지 않아 공부하기 힘들었던 경험은 그를 자연스럽게 봉사활동으로 이끌었다. 김씨는 “대학에 와서 봉사자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내가 후배들을 도울 수 있는 부분은 영어를 가르치는 일뿐이었다”며 아쉬워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