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영우 차관 8월24일 미국으로… 이란 제재수위 협의, 외교적 공조 본격화

입력 2010-08-24 18:27

이란 제재수위를 놓고 미국과 이란으로부터 동시에 압박을 받아오던 정부가 내부 논의를 일단락 짓고, 본격적인 외교 행보에 돌입했다.

외교통상부는 24일 “대이란 제재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오늘부터 27일까지 미국에 대표단을 파견했다”고 밝혔다. 대표단은 천영우 외교통상부 2차관을 단장으로 외교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 당국자들로 구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자외교를 담당하는 천 차관이 협상대표를 맡은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대이란 제재를 충실하게 이행하는 토대 위에서 미국과의 공조를 협의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대표단은 로버트 아인혼 대북·대이란 제재조정관을 비롯해 미국 국무부, 재무부 등 관계부처 당국자들과 접촉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당국자 간 중점 협의내용은 최근 미국 정부가 시행세칙을 통해 제재대상으로 지정한 이란계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의 처리 방안이다.

한국 금융당국은 지난 6월부터 이 은행에 대해 광범위한 조사를 진행했고, 일부 불법 금융거래 사실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지점 폐쇄와 영업 정지 등 적절한 제재수위를 거듭 고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 20일 경제금융점검회의(청와대 서별관회의)를 긴급 소집해 멜라트은행 서울지점 처리를 비롯한 독자 제재안의 밑그림을 완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미국과 이란과의 협상이 마무리 되는 대로 멜라트은행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다.

정부는 또 미국과 별도로 이란에도 이른 시일 내에 대표단을 보내 협의할 방침이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