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소년 연예인 인권 누가 짓밟나

입력 2010-08-24 19:39

청소년 연예인의 기본권 침해가 심각하다. 여성가족부 청소년정책분석평가센터가 청소년 연예인과 연예인 지망생의 ‘성(性)보호·근로권·학습권 실태’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외모지상주의, 성 상품화 등 우리 사회의 비뚤어진 문화가 그대로 반영돼 있다.

성보호 실태 분석 결과가 우선 놀랍다. 19세 미만 조사 대상자의 경우 10.2%가 다리 가슴 엉덩이 등 특정 신체부위 노출을 경험했고 이 가운데 여학생은 60%가 노출을 강요당했다고 밝혔다.

응답자의 9.1%가 무대·촬영장에서 애무 키스 등 선정적 행위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여성 응답자의 56.1%가 다이어트를, 14.6%가 성형수술을 권유당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청소년들의 인권은 아랑곳하지 않는 관련 업계의 상업주의가 판을 치고 있다.

근로권 실태를 봐도 미성년자 보호 관념은 아예 없다. 응답자 중 36%가 하루 8시간 이상, 41%는 야간·휴일에 일을 한 적이 있다고 했다. 학습권 보장도 크게 미흡하다. 재학 중인 응답자의 47.6%가 1주일에 한 번 반나절 이상 수업에 빠졌다고 했다.

청소년 연예인들이 사실상 인권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문제는 이를 따져 물을 수 있는 관련 규정이 없다는 점이다. 당장 보호 규정부터 만들어야 한다.

청소년 연예인은 연예인이기 이전에 사회가 보호해야 할 미성년자다. 청소년 연예인 보호는 곧 다음 세대를 짊어지고 갈 청소년들을 지키는 것과 같다. 청소년들은 또래의 연예인을 우상으로 삼고 쉽게 자신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차제에 우리 사회의 비뚤어진 문화도 달라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