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반환점 여론조사] 외교·경제 “잘했다”… 남북관계·교육 등은 낮은 점수

입력 2010-08-24 21:34


이명박 대통령의 집권 전반기 국정운영 성적표는 합격선이었다. 본보가 이 대통령 집권 반환점을 맞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집권 전반기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는 48.0%였다. ‘매우 잘했다’가 7.5%, ‘대체로 잘했다’는 응답은 40.5%였다. 부정 평가는 42.8%로 ‘매우 잘못했다’가 15.1%, ‘대체로 잘못했다’가 27.7%였다.

이는 노무현 전 대통령보다는 높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보다 낮고, 김영삼 전 대통령과는 비슷한 수치다. 2005년 8월 노 전 대통령 집권 반환점을 맞아 실시됐던 여론조사에서 긍정 평가는 25∼28% 수준이었다. 2000년 8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집권 전반기 국정수행 지지도는 68∼75% 수준이었으며, 1995년 8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전반기 국정수행 지지도는 42∼54%대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특별히 높았던 것은 그해 6월 남북 정상회담과 8월 남북 이산가족 상봉 등의 영향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 대통령의 집권 전반기 국정운영을 지난 10년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와 비교해 달라는 설문에는 ‘잘했다’는 평가(46.5%)와 ‘못했다’는 평가(45.8%)가 비슷하게 나타났다.

이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세대별로 갈린다. 30대 이하는 부정 평가, 40대 이상은 긍정 평가가 우세했다. 30대는 긍정 평가 38.0%, 부정 평가 56.3%로 이 대통령에게 가장 비판적인 세대로 조사됐다. 직업별로는 화이트칼라 계층이 이 대통령에게 가장 비판적이었다. 한나라당 지지층에서는 긍정 평가가 81%로 임기 후반기에 들어선 이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년6개월 동안 이 대통령이 잘한 분야로는 외교(23.8%) 경제(22.5%) 정치(6.5%) 남북관계(5.9%) 교육(5.4%) 사회통합(4.6%) 순이었다. 이는 지난해 12월 본보 창간 21주년 기념 여론조사 결과와 비슷하다. 당시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를 5개 항목별로 조사한 결과 외교 경제 남북관계 국내정치 교육 순이었다.

외교가 가장 높은 것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서울 유치, 원조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의 변신, 한·미동맹 강화 등의 영향으로 보인다. 또한 경제 분야에 대한 긍정 평가는 금융위기 극복과 지난 1년간 실시돼 온 이 대통령의 친서민 행보 등이 국민들로부터 평가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세대별로 보면 20대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이 대통령의 외교 분야 성적에 가장 낮은 점수(19.0%)를 줬다. 30대는 남북관계에서 다른 연령대에 비해 가장 낮은 점수(2.0%)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명박 정부가 20, 30대와는 코드를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지역별로 분석할 경우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경제 불만’이 높았다. 서울 지역 응답자의 27.0%, 인천·경기 지역 응답자의 24.2%가 경제를 가장 잘한 분야로 선택했다. 하지만 대구·경북 지역은 19.9%, 광주·전남북 지역은 12.3%, 대전·충청 지역은 18.2%만이 경제 분야를 선택했다.

현 정부의 친서민 정책 중 가장 잘하고 있는 정책을 물어본 결과에서는 일자리 창출(19.1%)이 1위였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상생(16.4%), 보금자리주택(14.1%), 미소금융(8.8%), 교육개혁(6.9%), 든든학자금(6.0%) 순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모르겠다’는 응답도 26.0%에 달해 친서민 정책이 아직 국민들에게 체감되고 있지 않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50대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상생 정책(24.4%)을 가장 잘하는 친서민 정책으로 꼽았고 20대는 일자리 창출(18.1%)을, 30대는 보금자리주택(18.0%)을 꼽았다. 연령대별로 요구사항이 다르다는 점을 보여준 결과로 해석된다.

집권 후반기에 이 대통령이 가장 신경 써야 할 분야는 경제가 42.4%로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복지(21.2%) 사회통합(12.3%) 민주주의(8.6%) 통일(5.6%) 외교(4.9%) 교육(0.7%) 분야 순이었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