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中 물가… ‘차이나플레이션’ 오나
입력 2010-08-24 19:08
중국의 물가 상승폭이 확대되면서 우리나라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국은행은 24일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에서 지난달 중국의 소비자 물가는 전년 동월대비 3.3% 올라 21개월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 정부의 올해 물가 상승률 관리 목표치(3%)를 넘어서는 수치다.
중국 물가 상승세는 식료품이 주도하고 있다. 지난달 중국의 식료품 가격은 지난해 7월보다 6.8%나 급등해 2008년 10월(8.5%) 이후 가장 높았다. 주요 농산물 생산지가 홍수 피해를 입으면서 채소가격이 급등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이달에도 동북부 지역 곳곳에서 홍수가 발생하고 있어 농수산물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 불안이 우려되고 있다.
문제는 중국의 물가 상승이 국내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중국산 수입이 늘어나면서 중국제품이나 농산물 가격상승이 우리나라의 소비자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중국(China)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인 ‘차이나플레이션(Chinaflation)’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올 들어 7월까지 우리나라의 수입액 가운데 중국으로부터 수입 비중은 16.7%로 일본(15.3%)과 미국(9.9%)을 제치고 가장 높았다.
여기에다 중국의 저임금 시대가 막을 내리는 점도 차이나플레이션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인건비가 오르면 기업이 수익차원에서 제품가를 올리기 마련이다.
한은은 국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올 하반기 3.0%, 내년 3.4%로 점차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차이나플레이션이 현실화하면 국내 물가 상승세를 더욱 가파르게 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중국발 물가 불안이 현실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중국의 산업생산은 지난 2월 12.8%에서 3월 18.1%로 오른 이래 7월 13.4%까지 4개월 연속 하락했다. 경기둔화 조짐으로 물가의 고삐가 잡힐 것이라는 전망이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