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역세권개발 출자사들 ‘삼성물산 축출’
입력 2010-08-23 22:00
용산역세권개발 사업에서 삼성물산의 경영권 반납을 요구하는 안건이 용산역세권개발 사업 출자사 모임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PFV) 이사회를 통과했다. 삼성물산이 지분 양도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드림허브PFV는 정관을 변경해 삼성물산과의 계약을 해지할 방침이다.
드림허브PFV는 23일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사업구조 개편안을 통과시켰다. 이사회는 사업을 실질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용산역세권개발㈜ 자산관리위탁회사(AMC)의 삼성물산 측 지분 전체에 대한 양도를 요청했다. 현재 AMC에는 삼성물산이 45.1%, 코레일이 29.9%, 롯데관광개발이 2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사회는 오는 31일까지 삼성물산 측에 경영권 양도 의사를 달라고 통보했으며, 삼성물산의 답변이 없을 경우 다음달 8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정관을 변경할 방침이다.
현재 정관에는 AMC 계약 해지를 위해서는 재직 이사 5분의 4의 동의를 얻도록 돼 있다. 하지만 재직 이사 10명 가운데 3명이 삼성물산 임직원으로 구성돼 있어 통과가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 주주총회를 열어 결의 요건을 3분의 2로 낮추기로 한 것이다.
땅주인인 코레일은 이사회 개최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물산이 AMC에서 빠지고, 건설투자자의 지급보증 및 출자사의 증자가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4조원이 넘는 규모의 랜드마크 빌딩을 선매입하겠다”고 밝혔다. 삼성물산 ‘퇴출’에 따른 새로운 건설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이다.
김흥성 코레일 대변인은 랜드마크 건물 매입 검토와 관련, “고육지책이지만 최근 제시된 중재안에 대해 코레일이 일정 부분 기여를 하기 위해 이 같은 파격적 안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초 KB자산운용과 롯데관광개발 등은 건설투자자들이 9500억원을 지급보증하고 3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요청하는 중재안을 제시했으나 삼성물산은 거부했다.
한편 삼성물산 측은 이사회 의결에 대해 “지금까지 합리적 자금조달 방안을 모색해 왔으며, 앞으로도 사업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