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왼쪽 공간 인식 못 할 수도” 美 국무부 의사 주장
입력 2010-08-23 21:56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008년 8월 겪은 뇌졸중으로 인해 왼쪽 공간을 인식하지 못하는 ‘반측 무시(hemi-neglect)’ 증상을 가졌을 수 있다고 미국 국무부 소속 정신과 의사가 23일 주장했다.
오스트리아 빈 주재 미국대사관에 근무 중인 의무관 케네스 B 디클레버 박사는 빈에서 열리고 있는 북한 예술·건축전시회에 전시된 영상 녹화물과 사진 등을 통해 김 위원장의 외관과 행동을 분석한 결과를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닷오르그(38north.org)’에 기고했다.
디클레버 박사는 지난해 4월 북한 최고인민회의 영상과 사진에서 김 위원장은 정면을 보지 않고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려 주로 오른쪽을 바라봤으며,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것처럼 보인다며 ‘반측 무시’ 증상이라고 진단했다.
이 증상은 우측 뇌에 손상이 있는 경우 환자의 시력이 정상임에도 왼쪽 공간을 인지하지 못해 면도할 때 얼굴 왼쪽 수염을 깎지 않고 놔둔다거나 그릇의 오른쪽 음식만 먹는 행태를 보인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같은 해 9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을 만났을 땐 클린턴 전 대통령이 “생각보다 활발했다”고 나중에 평가할 정도로 활력을 보인 것은 그가 뇌졸중에서 상당히 회복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디클레버 박사는 추정했다.
디클레버 박사는 “그럼에도 김 위원장의 장기적 건강 전망은 좋지 않다”며 “당뇨나 흡연 등 다른 위험인자가 없는 뇌졸중 환자의 경우도 5년 생존율이 35∼40%보다 좋을 게 없다”고 의학통계를 상기시켰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