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싸인 ‘이-박 회동’ 내용… 친이-친박 행보 보면 안다?

입력 2010-08-23 21:40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21일 ‘95분간의 독대’ 대화 내용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배석자가 없었던 데다 이 대통령이나 박 전 대표 모두 측근에게조차 대화 내용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여권 내부에서는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차기 대선 문제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합의하지는 않았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친이계 의원은 23일 “한나라당의 성공과 차기 대선 관리의 큰 원칙 같은 문제를 얘기하고, 그동안 쌓였던 불신을 해소하는 데 주력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구체적 사안에 관한 의견 교환이 이뤄지긴 했지만 공표가 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 대통령 쪽에서는 박 전 대표의 입장을 배려하고 있고, 박 전 대표는 원래 최고 국정운영자와의 대화 내용을 잘 공개하지 않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여권에서는 이후 친이계와 친박계의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친박계 한 의원은 “두 분이 상당히 대화를 많이 하면서 의견일치를 본 것으로 느껴졌다”며 “다만 앞으로 어떤 것들이 구체적으로 실천에 옮겨지는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즉, 박 전 대표에 대한 친이계의 비판 자제, ‘박근혜 흔들기’로 오해될 수 있는 상황의 정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대신 친박계는 4대강 사업 협조 등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그동안 친박계는 4대강 사업에 공개적으로 반대하지는 않았지만 부정적인 기류가 다소 강한 편이었다.

남도영 김나래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