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분기 가계대출 ‘13조9000억원’… 2년새 최대폭 증가
입력 2010-08-23 18:41
올해 2분기 가계대출 증가세가 2년 만에 최대치로 커졌다. 당국의 주택담보대출 규제에도 가계대출 쏠림 현상은 더욱 심해진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 정부에서 검토 중인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가 현실화될 경우 가계부채가 급증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반면 국내 투자에 영향을 주는 산업대출 증가세는 건설업 경기 부진 등의 영향으로 크게 둔화됐다.
한국은행은 올 2분기 예금취급기관의 총 대출금이 14조2000억원 증가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가운데 가계대출이 전체 증가분의 98%가량을 차지한 13조9000억원이었다. 증가 규모는 2008년 2분기(14조5000억원) 이후 2년 만에 가장 컸다.
가계대출 증가액 비중은 1분기 33.8%와 비교해 약 3배로 커졌다. 예금은행 가계대출이 8조6000억원 증가해 전분기 7000억원 증가치보다 12배나 늘었다. 비은행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도 5조3000억원 늘었다. 한은에 따르면 가계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 등 주택관련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60%가 넘는다. 결국 DTI 규제가 완화되면 금융기관에서 부동산 투자를 위해 지금보다 더 많은 대출을 얻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가계부채 규모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대출이 불어난 와중에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경우 가계건전성 악화, 금융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가계대출 급증과 달리 산업대출은 같은 기간 2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특히 건설업 대출은 업황 불황의 영향으로 전분기보다 3조7000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16.1% 급감했다. 한은 김병수 과장은 “산업대출은 건설업 대출 감소세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며 “이외에 대기업은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중소기업의 경우 은행들이 부실채권 방지 차원에서 엄격히 관리하면서 산업대출 증가세가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