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세 농민, 고등학교에 장학금 1억 기탁

입력 2010-08-23 21:13


“가난 때문에 배움을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강원도 양구군에서 평생 농사만 지은 90대 농업인이 지역 인재육성을 위해 장학금 1억원을 내놓았다.

주인공은 양구읍 송청리에 거주하는 원상희(90)씨. 원씨는 23일 양구고등학교에서 장학금 전달식을 갖고 안재수 교장에게 1억원을 기탁했다.

원씨가 장학금을 내놓게 된 것은 가난 때문에 학교를 다니지 못해 겪었던 설움을 자라나는 젊은이들이 겪지 않기를 바라는 뜻에서다. 4살 때 부모를 모두 여의고 큰집에 의탁해 살게 된 원씨는 야학을 다니며 낮에는 농사일을 했다. 고단한 삶 속에서도 알뜰히 모은 돈으로 땅을 구입한 원씨는 서서히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 자녀 5형제 가운데 4명을 양구고에 보내 공부시켰다. 원씨는 최근 자신의 토지가 택지개발구역에 포함되면서 보상금을 받게 되자 고향 학생들에게 배움의 길을 열어주기 위해 장학금을 기탁하기로 결심했다.

양구=정동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