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부셰르 원전 36년 만에 가동 시작
입력 2010-08-22 19:04
핵무기 개발 의혹을 받고 있는 이란이 21일 부셰르 원자력 발전소의 가동을 시작했다. 이란 서부 해안가에 위치한 거대한 공 모양의 부셰르 원전에는 이날 이란 정부와 러시아 원자력공사,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의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연료봉 주입식이 열렸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착공한 지 36년 만이다.
알리 아크라브 살레히 이란 원자력기구 대표는 “서방의 제재와 압박에도 우리는 평화적인 이란 핵 활동을 상징하는 원전의 서막을 맞이하게 됐다”고 말했다.
1000㎿급 경수로인 부셰르 원전의 연료 주입작업은 163개의 연료봉(82t)을 원자로 안에 장착하는 것으로, 열흘 정도 걸릴 예정이다. 이르면 10월 말부터 전력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이란 당국은 보고 있다.
부셰르 원전의 핵연료 공급을 맡은 러시아는 사용 후 핵연료를 수거해 핵무기 개발 의혹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세르게이 리아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IAEA의 모든 규정을 준수할 것”이라며 “부셰르 원전이 오직 평화적인 목적으로만 사용될 것이라고 100% 보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차분한 반응이었다. 국무부 다비 할러데이 부대변인은 “부셰르 원전이 민간 전력공급을 위해 설계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핵무기) 확산의 위험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스라엘 외무부는 이란의 원전 가동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 “국제사회는 이란이 국제사회의 결정을 따르고 우라늄 농축 및 중수로 원자로 활동을 중단하도록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러시아의 부셰르 원전 연료 공급기간이 10년인 만큼 뒷날을 대비해 우라늄 농축시설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살레히 대표는 “부셰르 원전의 수명은 60년이고 우리는 40년 정도 이 원전을 운용할 계획”이라며 “부셰르 원전과 여타 핵시설 가동에 필요한 연료 생산을 위해 우라늄 농축 활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은 북부 아라크에 중수로 원전을 완성한 단계이고, 3곳에 우라늄 농축 시설을 갖고 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